Non Dubito · 행동론
나를 넘겨주지 않고 결정한다는 것
하지 않기로 한 일과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은 서로 다른 선이다. 보고서를 만드는 한 사람의 일상을 따라 자기 판단을 지키고 타인과 함께 행동하는 일을 살핀다. 열한 글의 본래 경로 뒤에는 역경을 다룬 독립 전문이 이어진다.
들어가며
결정 앞에 선 사람에게
대신 결정해 줄 사람도, 그 일을 대신 판단해 줄 규칙도 없다. 그래도 자신을 넘겨주고 싶지는 않다. 이 연작은 그런 사람에게 무엇을 건네며, 무엇을 대신하지 않는가.
전문 읽기 →01
그 수치는 바꾸지 않겠다
상사는 지표 하나를 다른 기준으로 다시 계산하라고 한다. 그는 먼저 수치를 바꾸지 않겠다고 정한다. 하지 않는 일과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은 각각 다른 선이다. 그 선을 긋는 판단은 규칙이 대신하지 못한다.
전문 읽기 →02
다들 그렇게 한다고 했다
입사 첫해, 팀장은 계산법을 바꾸라며 다들 그렇게 한다고 했다. 그는 바꾸었다. 여러 해 뒤 젊은 동료가 같은 말을 한다. 자신을 넘겨주지 않는 일과 타인을 대신 정하지 않는 일은 어떻게 이어지는가.
전문 읽기 →03
그 마음도 자기 것이었을까
새 동료가 그때 왜 알리러 갔느냐고 묻는다. 그는 알리지 않을 수 없었던 마음도, 평가가 두려워 잠 못 잤던 밤도 기억한다. 당장 가리지 못한 것은 정말 가리지 못한 것이다. 나중에 돌아보더라도 지난 일을 꾸며 내지는 않는다.
전문 읽기 →04
보내지 못한 이메일
비슷한 문제가 다시 생겼다. 이번에는 알리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오래 생각하지 않아도 알았다. 하지만 2주를 앓았고 두려웠다. 이메일을 써 놓고도 보내지 않았다. 몸과 감정과 습관은 어떻게 행동에 들어오되 자기 법을 대신 정하지는 않는가.
전문 읽기 →05
발코니의 작업대
목공을 한 지 7~8년 되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고 잘해도 연말 평가에 들어가지 않는다. 자기 법이 지키는 일만 남는다면 방어만 남는다. 남에게 쓸모 있음을 증명하지 않고 자기 가치가 시간 속에서 펼쳐지는 쪽을 본다.
전문 읽기 →06
예전의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신입은 상사가 좋아하는 산정 기준을 업계의 규칙으로 여긴다. 그는 예전의 자신을 보는 것 같다고 느낀다. 자연스럽지만 쉽게 빗나가는 생각이다. 돕는 것은 신입을 두 번째 자신으로 만드는 일이 아니며, 상대가 얻은 것은 상대의 것이다.
전문 읽기 →07
이 이름은 쓰지 않겠습니다
불황 속 회사는 팀별 하위 10퍼센트를 부적격으로 평가하고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한다. 상사는 그에게 명단을 맡긴다. 처지가 달라지면 할 수 있는 행동도 달라진다. 그렇다고 사람을 바라보는 법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전문 읽기 →08
그건 그분께 물으셔야 합니다
예전에 문제를 알렸던 팀 책임자와 다시 만났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것을 중히 여기면서 같은 일을 해보려 한다. 뜻을 같이하는 것은 같아지는 것이 아니고, 함께 일해도 자기가 한 일의 몫은 바뀌지 않는다.
전문 읽기 →09
그 현황판
새 책임자는 매주 사람들을 숫자로 줄 세워 큰 화면에 올렸다. 자료는 독자가 오해하지 않도록 함께 만든 산정 기준 설명에서 나왔다. 공동의 변화는 방향이지 사람을 징발할 권리가 아니다. 지키는 것은 사람이 다시 수단이 되지 않는 일이다.
전문 읽기 →보론
판단력은 어디에 있는가
아홉 편을 쓴 뒤 아리스토텔레스·칸트·윌리엄스·프랭크퍼트·코스가드·스토아·왕양명·《논어》·돌봄 윤리·허시먼과 대화한다. 만나는 곳과 갈라지는 곳을 살펴도 판단의 자리는 결정을 눈앞에 둔 사람에게 남는다.
전문 읽기 →독립 특론
독립 특론
그 길이 막힌 뒤
자리는 동결되었고 어머니는 다시 입원했다. 2년 동안 원한 일을 아직도 원하는가. 어려움은 대신 답하지 않는다. 버티고, 길을 바꾸고, 멈추는 일을 먼저 높은 것과 낮은 것으로 나눌 필요도 없다.
전문 읽기 →앞글·아홉 편의 본문·전통과의 대화가 열한 글의 경로를 이룬다. 역경 전문은 별도로 읽으며 본문의 열 번째 편이 아니다. 자신도 타인도 목적이라는 전제에서 말하되, 바깥에서 인물의 내면이나 자격을 인증하지 않는다. 올바른 행동 목록, 결정을 대신하는 절차, 역사에 자신을 바치라는 명령도 주지 않는다. 어떤 방향을 인정하는 일, 이번에 실제로 하는 일, 실제로 남긴 결과를 구별한다. 상대가 자라도록 돕는다고 그 사람의 판단까지 대신하지 않는다.
원논문과 읽는 범위
공개된 중국어 독자용 산문 열두 편을 바탕으로 한국어로 독립적으로 다시 썼다. 학술 논문을 줄인 번역이 아니다. 앞글과 아홉 편, 마지막 대화편은 본래의 열한 글이며 역경 전문은 별도의 범위와 출처를 갖는다. 각 글에서 바탕이 된 SAE 원논문으로 갈 수 있다. 1~6편의 일상 이야기는 허구다. 7~9편의 실제 사건은 모두 2000년 이전이며 개별 행동을 다룰 뿐 인물 전체를 인증하지 않는다. 전통과의 대화에서 제시한 가장 강한 반론은 명시한 재구성이지 역사 인물이 SAE에 실제로 답한 말이 아니다. 독자를 대신해 판단하지 않으며 질병·소진·실제 불가능을 도덕적 실패로 바꾸지 않는다. 한국어 모어 화자의 인간 검수를 받았다고 주장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