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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 Dubito

국가론 · 01

통과된 뒤에도 남는 질문

수정안은 절차에 따라 통과되었다. 그런데 그 수정안은, 나중에 자신을 따져 물을 선거와 연장, 심사의 방식까지 바꾸고 있었다.

Han Qin ·

사례에 나오는 국가·지명·인물·사건은 모두 허구입니다. 여기서 다루는 것은 철학적 요구와 제도에 관한 제안이지, 현행법의 설명이나 현실 국가에 대한 판정, 실제 외교에 적용할 처방이 아닙니다.

반대 측 광고는 원래 모습대로 방송되지 못했다. 군대 배치를 언급했다는 이유로 심사를 거친 뒤 삭제와 수정을 요구받았다. 같은 주민투표에서는 국경의 세 구역에 투표소가 설치되지 않아 등록 유권자 약 2만 6천 명이 투표하지 못했다. 가을에 결과가 발표되었다. 투표율 41.2퍼센트, 찬성률 58.3퍼센트. 제14차 수정안이 발효했다.

그 투표가 무엇을 바꾸었는지는 세 조항을 더 읽어야 드러난다. 전시에는 선거를 하지 않고, 전시 상태가 끝난 뒤 6개월 안에 치르며, 의원과 수석집정관의 임기도 그때까지 늘어난다. 비상사태는 집정원이 스스로 한 번에 최대 180일씩 연장할 수 있고, 의회가 끝내려면 5분의 3의 찬성이 필요하다. 법원이 비상명령이 헌장에 어긋난다고 선언하려면 열한 명의 법관 중 여덟 명이 동의해야 한다.

목적연합도시국이라는 가상 국가의 이야기다. 수정안을 낸 곳은 집정원이고, 비상사태가 선포된 지 겨우 열이틀째였다. 법무국의 첨부 문서는 분명하게 설명했다. 현행 비상사태법은 비상명령으로 선거를 미루는 것을 금지하므로, 미루려면 헌장을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집정원은 그 금지 조항을 어기지 않았다. 금지 조항 뒤에 있는 장치 자체를 바꿀 길을 찾았다.

어려움은 바로 여기에 있다. 수석집정관 혼자 서명해서 헌장을 바꾼 것이 아니다. 양원이 모두 표결했고, 주민투표도 했다. 모든 단계가 기존의 개정 절차 안에서 진행되었다. 질문은 절차가 있었느냐가 아니다. 그 절차를 전부 마치고도, 절차만으로는 답할 수 없는 무엇이 남느냐는 것이다.

서로 다른 세 질문을 우리는 쉽게 ‘합법인가, 아닌가’라는 말 하나로 줄인다. 첫째, 실제 작용이 있었는가. 있었다. 선거가 미뤄졌고 비상권한이 계속되었다. 둘째, 당시의 권한과 절차에 따라 발효했는가. 이 기록에서는 그렇다. 셋째, 사람들에게 그렇게 작용해도 되는 근거가 무엇인가. 앞의 두 질문을 마쳤을 때, 세 번째 질문은 이제 막 시작된다.

조상의 서명이 오늘의 사람까지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

연합도시국의 헌장은 130년 넘게 쓰여 왔다. 처음 승인한 곳은 다섯 구성 지역의 의회였고, 전체 주민투표는 없었다. 당시 투표 자격이 있는 사람은 성인의 약 40퍼센트에 불과했다. 오늘의 사람들은 그 헌장을 제정하는 일에 참여하지 않았다. 나중에 태어난 사람도, 나중에 국적을 얻은 사람도, 그저 이곳에 살려고 이사 온 사람도 있다.

그 내력은 기억할 가치가 있지만 오늘의 판단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당시 승인의 범위가 좁았으니 지금 헌장 전체가 당연히 무효라고 할 수 없다. 조상들이 이미 동의했으니 후손은 따르기만 하라고 할 수도 없다. 설령 그때 정말 모두가 동의했더라도, 그것은 그때의 동의다. 눈앞의 제한이 사람을 해치는지, 약속한 권리를 실제로 보장하는지, 사람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지는 지금의 상황에서 살펴야 한다.

헌장에 적혀서 비로소 생긴 것이 아닌 것도 있다. 공동의 헌법이 없었을 때도 사람은 마음대로 해쳐도 되는 물건이 아니었다. 신체와 말할 자유, 이동할 권리를 헌장에 적는 것은 국가가 인정하고 보장하도록 하는 일이지, 국가가 갑자기 너그러워져 권리를 만들어 선물하는 일이 아니다. 따라서 문장 한 줄을 지워도 사람이 본래 가진 자격까지 지울 수는 없다. 한편 투표 자격처럼 공동의 장치가 있어야 행사할 수 있는 권리에는 고유한 제도 조건이 있다. 이미 약속했다면 실제로 실현해야 한다. 이름만 남기고 속을 몰래 비워서는 안 되며, 바꾸려면 공개적으로 설명하고 질문을 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사람을 함부로 해칠 수 없다는 것은, 어떤 조문을 영원히 잠가 두어야 한다는 뜻일까. 연합도시국에서는 나중에 이런 제안이 나왔다. 구성 지역은 탈퇴할 수 없으며, ‘이 조항은 개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미래에 안전장치를 하나 잠그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 자물쇠는 무엇을 잠그는가.

잠그는 것은 지금 사람들이 쓴 이 문장과, 나중 사람들이 그것을 바꿀 길이다. 인간의 존엄은 문장 하나로 다 담을 수 없고, 그 존엄의 뜻을 어떤 자리 하나가 영원히 독점해서도 안 된다. 지켜야 할 최소한을 헌장에 쓰고 개정 문턱을 높게 둘 수는 있다. 그래도 문장은 바꿀 수 있고 해석은 다툴 수 있어야 한다. 문구를 바꿨다고 사람을 해치는 일이 정당해지는 것은 아니다. 사람을 보호하려고 자기 표현이 영원히 완전하다고 선언할 필요도 없다. 그 제안은 같은 임기 안에 양원 표결을 마치지 못해 효력을 잃었고, 다음 기에는 ‘개정할 수 없다’는 문장이 삭제되었다. 나머지 부분이 타당한지는 여전히 별도로 물어야 한다.

마이크를 누른 채 다음에 말할 날짜까지 바꿔도 될까

제14차 수정안으로 돌아가 보자. 언제 선거를 하고, 어떻게 연장하며, 몇 표가 필요한지, 셋 다 절차에 관한 말로 보인다. 그러나 그 절차가 정하는 것은 사람들이 언제 권한을 가진 자리에 답을 요구할 수 있는지다.

선거를 ‘전시 상태가 끝난 뒤’로 미루고, 의회 다수파가 그 종료를 막을 수 있다면, 다음 선거에서 평가받을 날짜가 평가받는 쪽 손에 들어간다. 비상조치를 취하는 집정원이 스스로 연장한다면, 원래 다른 쪽의 확인이 필요했던 관문이 옮겨진다. 법원의 표결 기준을 높이면, 예전에는 시정으로 이어졌을 일부 다수 의견이 이유를 설명할 수만 있고 행위를 바꾸지는 못하게 된다. 세 변화는 완전히 같지 않으므로 법원이 사라졌다고 뭉뚱그릴 수는 없다. 그래도 모두 질문하는 길을 건드리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개정 당시의 조건이다. 50명을 넘는 인원이 모이려면 허가가 필요했고, 주민투표 방송 중 군사 관련 내용은 심사를 받았으며, 반대 광고는 삭제와 수정을 요구받았다. 이런 상황이라면 통상의 개헌 절차를 밟았더라도 논의할 조건까지 평소와 같았다고 할 수 없다.

이 연작은 여기서 ‘비상명령으로 개헌해서는 안 된다’보다 엄격한 주장을 제시한다. 비상조치가 집회·언론·통신을 제한하는 동안에는, 책임을 물을 장치를 바꾸거나 비상권한을 기존의 확인과 연장 절차에서 벗어나게 하는 개정을 표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름이 개헌이든 수권법이든 비상입법이든 마찬가지다. 제한을 풀어 사람들이 말하고 조직하고 반대할 수 있게 된 뒤에, 무엇을 어떻게 바꿀지 결정해야 한다.

비상시에는 아무것도 표결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아니다. 기존 규칙에 따른 확인과 연장은 계속해야 한다. 그것까지 멈추면 오히려 확인할 쪽이 없어진다. 책임을 물을 장치를 바꾸지 않고 기한이 명확한 응급 입법도 이 금지에 들어가지 않는다. 비상권한을 거두거나 독립 심사를 회복하고 강화하는 일은 더더욱 기다릴 필요가 없다. 막으려는 것은 질문을 제한하면서 앞으로 질문할 방식까지 바꾸는 그 한 걸음이다.

나중에 심사하면 왜 안 될까. 이번에 바꾸는 것은 나중에 심사할 때 써야 할 도구 자체이기 때문이다. 나중에는 선거 날짜가 이미 옮겨져 있고, 연장 여부를 정하는 쪽도 바뀌어 있으며, 법원은 이미 여덟 표를 모아야 한다. 이번 개정에 가장 중요한 논의가 원래의 조건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다. 뒤늦게 청문회 한 번을 덧붙인다고 그때의 토론을 다시 할 수는 없다.

점검하는 쪽도 마지막 종착역이 되어서는 안 된다

여기까지 읽으면 이런 반문이 자주 나온다. 헌법까지 질문받아야 한다면 마지막에는 누가 판단하는가. 법원인가. 그러면 법원은 누가 점검하는가. 더 높은 법원을 하나 더 만들고, 끝없이 올려야 하는가.

모든 길을 계단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필요한 것은 어느 자리든 그 자리가 스스로 닫을 수 없는 길을 통해 질문이 닿게 하는 일이다. 법원은 법률과 명령을 심사한다. 규칙을 만드는 쪽은 법원이 앞으로 적용할 규칙을 바꾸고 법관의 직무상 잘못을 물을 수 있다. 심사하는 쪽도 ‘본원이 결정했다’는 말로, 이후 그 종류의 질문을 영원히 받지 않겠다고 선언할 수는 없다. 유한한 자리들이 서로를 받아 내고, 맨 위에 질문받지 않는 사람을 놓지 않는 것이다. 다툼이 곧장 풀린다는 보장은 없지만, 어느 쪽에도 영원히 문을 닫을 열쇠를 주지 않는다.

바깥의 길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웃 나라나 중재, 국제적 장치가 독립 심사를 할 수 있다면 실제로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활용해야 한다. 처음부터 전부 힘이 없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다만 시정하려면 자국에서 사람을 풀어 주고 선거를 치르고 제한을 중단해야 할 경우, 국내에서 실행할 누군가는 여전히 필요하다. 그 실행이 질문받는 기관의 뜻에만 전적으로 달려서는 안 된다. 그 기관이 움직이지 않는 것만으로 모든 길이 그 앞에서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내에는 그 기관이 독점하지 않는 실행 경로가 있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연작은 거기서 더 나아가, 같은 통치 단계 안에 규칙을 만드는 기능, 실행하는 기능, 점검하는 기능의 분리와 독립적인 일상 심사를 남기자고 주장한다. 이것은 한 걸음 더 나아간 제도적 제안이다. 앞 문장 하나로 세계에 오직 한 가지 삼권 설계만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된 것은 아니다. 세는 것은 기능이지 기관 간판의 수가 아니다.

연합도시국은 전시에 군대에 대한 민원을 방위청 내부의 감사 부서로 넘겼고, 나중에는 집정원이 감찰청장 대행을 지정했다. 대행은 2년간 공개 보고서를 한 편도 내지 않았다. 모두 점검해야 할 단서다. 그러나 같은 부서라는 사실이나 누가 임명했는지만으로 이미 통제되고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정말 물어야 할 것은, 점검받는 쪽이 혼자 접수를 닫고, 점검자를 갈아치우고, 결론을 묶어 두고, 조사를 이어 갈 자원을 끊을 수 있느냐다. 민원이 실제로 어떻게 처리되었고 시정이 실제로 가능한지 살펴야 한다.

따라서 58.3퍼센트는 실제 결과이지만, 앞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증명서는 아니다. 투표하지 못한 2만 6천 명도, 반대한 구성 지역도 여전히 있다. 나중에 태어나 이 규칙 아래서 살아갈 사람들도 올 것이다. 표결은 그 한 번의 표결을 끝낼 수 있다. 그들의 이후 모든 질문까지 대신 답할 수는 없다.

원논문과 읽기 안내

기존 중국어 교양 산문을 바탕으로 한국어 독자의 문장과 호흡에 맞춰 독립적으로 다시 썼다. 바탕이 된 연구는 SAE 국가론의 여덟 논문이며, 각 글에서 해당 논문으로 이어진다. 사례 속 국가·지명·사건은 원논문이 설정한 허구다. 이 글은 철학적 요구와 제안하는 제도, 개별 상황에서의 판단을 구별하며 현행법을 설명하거나 현실의 특정 국가를 판정하지 않는다. 기술적 논증을 모두 옮긴 것도, 모든 사례의 결론을 내렸다는 뜻도 아니다. 개념의 엄밀한 정의와 상세한 한정, 정치철학과의 대화는 논문에 남겨 두고, 여기서는 결정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을 따라 질문을 읽는다.

원논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