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 Dubito · 정부론
정부론
정부는 무엇을 보호해야 하며 무엇을 우리 대신 정할 수 없는가. 일곱 편의 글로 묻는다.
들어가며
주차 딱지 한 장
사과시 시의회가 새 주차 규정을 통과시켰다. 구시가지의 노상 주차를 시간제 유료 주차로 바꾸고 밤 열 시 이후에는 주차를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구시가지 주민 한 사람이 이에 동의하지 않고 전처럼 밤에 길가에 차를 세웠다가 주차 딱지를 받았다. 과태료를 내지 않으면 차가 견인될 수도 있다.
본문 읽기 →01
마흔 번째 순서
강둑거리는 사과시의 강을 따라 이어진 오래된 거리다. 길가의 한 노점에서 한 여성이 이십 년 동안 장사를 했다. 그해 여성이 세상을 떠났고, 딸은 장사를 이어 가고 싶었다.
본문 읽기 →02
하룻밤과 하루
강둑거리의 그 술집 밖에서 제1편의 말다툼이 몸싸움으로 번졌고, 한 사람이 술병을 집어 들었다. 순경이 도착해 병을 든 사람을 눌러 넘어뜨리고 수갑을 채워 경찰서로 데려갔다. 눌린 사람은 손목이 부러졌다. 같은 날 밤 사회복지사는 그 아이의 집에 갔다. 아홉 살 아이가 계속 피해를 입고 있음을 확인하고 그날 밤 집에서 데…
본문 읽기 →03
천이백 건
일곱째 해 겨울, 사과시 주택국 신청 창구는 평소처럼 열려 있었다. 조례에는 저소득 가구의 겨울 난방비 지원이 들어 있었다. 가구 소득이 일정 기준보다 낮으면 겨울에 매달 정해진 금액을 받을 수 있고, 주택국에 신청하면 삼십 일 안에 결정한다. 첫해부터 조례에 있던 조항이다. 창구는 계속 열렸고 접수도 평소대로 했다. 그러나 주택국의 심사 자리는 넷째 해 겨울 공석이 된 뒤 충원되지 않았다. 그해 겨울까지 쌓인 신청은 천이백 건이었다. 처리하는 사람이 없었다.
본문 읽기 →04
하류
버드나루읍은 사과시 하류에 있다. 읍의 수도사업소는 강에서 물을 끌어다 식수로 공급한다. 사과시 배수처는 처리한 도시 하수를 같은 강에 내보낸다. 주 환경청의 허가가 있으며 배출도 허가에 맞는다. 다섯째 해부터 버드나루읍 수도사업소의 취수구에서 어떤 물질이 주의 식수 기준을 넘겨 검출되었다. 주민들은 사과시에 설명하고 고치라고 요구했다. 시는 두 문장으로 답했다. “우리 배출은 허가에 부합합니다. 버드나루읍 주민은 사과시 주민이 아닙니다.”
본문 읽기 →05
강물이 불어나다
다섯째 해 봄, 강물이 불었다. 그날 밤 사과시 시장은 「사과시 비상사태 조례」에 따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밤 열 시부터 오전 여섯 시까지 통행금지, 시 교육국 소속 강둑거리중학교를 대피소로 징발, 제방 바깥 주민에게 정해진 시한 안에 대피하라는 명령이었다. 조례는 시장이 삼십 일마다 비상명령을 연장하며 시의회는 삼분의…
본문 읽기 →06
한 곳씩 물으러 가기
다섯째 해 가을에도 강둑거리중학교는 징발되어 있었다. 봄에 강물이 불자 시장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학교를 징발했다. 이 주 뒤 물이 빠지고 다섯째 주에 통행금지가 해제되었지만 여름에도 학교 징발과 매달 비상명령 연장이 이어졌고 학생들은 동쪽 임시 교사에서 수업했다. 시간 속에 남은 것들을 누군가는 물어야 한다. 한 학부모가 이의를 냈다. 물이 빠진 지 오래인데 왜 학교를 돌려주지 않으며 명령은 왜 계속 연장하는가. 먼저 시장실 민원전화에 연락했다. 답은 이랬다. “비상명령은 조례에 따라 연장되어 상담전화 접수 범위 밖입니다.”
본문 읽기 →이 연작은 독자를 대신해 세 가지를 하지 않는다. 어떻게 실현하는지 쓰지 않고 판단하는 법도 가르치지 않는다. 시정 목록이나 헌정 체제를 내놓지 않으며 ‘좋은 판단의 모습’도 제시하지 않는다. 사람에게 당위를 쓰지 않는다. 통치 담당자도 사람이므로 그의 위치에 직무상 책임을 말할 뿐 그 사람 자체에 당위를 쓰지 않는다. 독자가 속한 정부를 대신 판정하지 않는다. 중심 문장은 하나의 자다. 어디를 어떻게 재고 무엇을 읽어 낼지는 독자의 몫이다. ‘정부는 결코 완벽해질 수 없다’는 말도 어느 현실 정부에 내리는 판결은 아니다.
원 논문과 이 글의 범위
학술 원문: Qin, Han (2026). 정부는 무엇이 아닌가 (SAE 정부론 서편). self-as-an-end.net ↗ · DOI: 10.5281/zenodo.23411670
중국어 본문을 바탕으로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하고 이번 공개를 위해 내용과 표현을 교정했습니다. 인간 원어민의 감수를 받았다고 주장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