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 DubitoEssays in the Self-as-an-End Tra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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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구주기율(鑿構周期律) · 세계 축구 · 한국어 편집·재구성판 · 제17편 / 총 22편

베를린: 완성된 결말을 거부한 한 사람

지단의 은퇴 경기는 영웅의 완벽한 퇴장으로 쓰여 있었지만 한 번의 박치기가 대본을 찢었다. 골든볼과 레드카드, 여름 동화와 시효로 멈춘 의혹은 사실이 서사보다 복잡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Han Qin (秦汉)·2026

미리 써 둔 은퇴식

2006년 지네딘 지단은 서른네 살이었고 월드컵 뒤 은퇴를 선언한 상태였다. 프랑스는 스페인, 브라질, 포르투갈을 차례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1998년 두 번의 헤더로 첫 우승을 안긴 영웅이 마지막 경기에서 다시 정상에 서는 줄거리는 너무 완벽해 보였다.

베를린 결승에서 지단은 파넨카 페널티킥으로 먼저 득점했고 마르코 마테라치가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후반 110분, 공과 떨어진 곳에서 두 사람은 말을 주고받았다. 지단은 돌아서서 머리로 마테라치의 가슴을 들이받았다.

레드카드를 받은 그는 우승 트로피 옆을 지나 터널로 사라졌다. 승부차기에서 이탈리아가 5대3으로 이겼고, 프랑스에서는 다비드 트레제게만 실패했다. 준비된 영웅의 결말은 그 영웅 자신의 몸에 의해 부서졌다.

보이는 박치기와 들리지 않은 문장

폭력 행위는 영상에 분명했고 퇴장은 정당했다. 그러나 무엇이 그 행동을 일으켰는지는 같은 방식으로 보이지 않았다. 지단은 어머니와 누이를 향한 모욕이 반복됐다고 말했고, 마테라치는 나중에 지단의 누이를 언급했다고 인정했다.

인종차별이나 테러리스트 관련 욕설이었다는 구체적인 문구도 널리 퍼졌지만 확정된 사실로 다룰 수 없다. 이를 단정한 일부 매체는 나중에 사과했다. 입 모양을 읽어 침묵을 채우려는 시도는 사람들이 행위에 걸맞은 원인을 얼마나 간절히 원했는지를 보여 준다.

구(構)는 보이는 동작에 레드카드를 줄 수 있다. 하지만 들리지 않은 말의 정확한 무게와 한 인간이 폭발한 내면까지 판정하지 못한다. 가장 선명한 화면 옆에 가장 불확실한 여항(餘項)이 남았다.

사과했지만 후회하지 않았다

지단은 경기를 본 아이들에게 사과하면서도 ‘후회’라는 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후회하면 상대의 말이 옳았다고 인정하는 셈이라고 했다. 변명할 수 없다는 인식과 모욕을 그냥 삼킬 수 없다는 태도가 한 사람 안에 같이 있었다.

그는 대회 골든볼도 받았다. 투표는 결승이 끝나기 전에 대부분 진행돼 있었고, 기자들이 선택한 최고의 선수와 결승에서 퇴장당한 선수가 같은 인물로 남았다. 상과 벌 어느 쪽도 다른 쪽을 취소하지 못했다.

착구주기율(鑿構周期律)의 착(鑿)은 완벽한 은퇴 서사를 찢었고, 이어진 구는 그를 영웅이나 난폭한 선수 가운데 하나로 정리하려 했다. 하지만 살아 있는 사람은 두 칸 모두에서 넘쳐났다. 프랑스 안팎의 평가가 엇갈린 이유도 그 복합성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스캔들 속에서 피어난 우승

이탈리아는 자국 리그의 ‘칼초폴리’가 폭발한 직후 대회에 나왔다. 구단 수뇌부와 심판 배정 체계를 둘러싼 도청 내용이 공개됐고 대표팀 감독 마르첼로 리피에게도 압박이 갔다. 그런 팀이 단단한 수비와 집중력으로 우승했다.

그 우승을 부패의 세탁이라고만 하면 선수들의 경기를 지우게 된다. 반대로 우승이 국내 축구의 오염을 씻었다고 하면 트로피에 사법 판결의 힘을 부여하게 된다. 진흙과 꽃은 동시에 존재했고 어느 쪽도 다른 쪽의 증거가 아니었다.

16강 호주전 막판 파비오 그로소가 얻은 페널티킥처럼 이탈리아의 길에도 논쟁적 장면이 있었다. 대회는 챔피언을 확정했지만 챔피언을 둘러싼 모든 판단을 정화하지는 않았다.

여름 동화와 시효의 벽

독일에서는 대규모 거리 응원과 국기 물결, 개방적인 환대가 ‘여름 동화’로 기억됐다. 위르겐 클린스만의 팀은 14골을 넣고 3위를 차지했고, 전후 독일이 민족 상징을 대하는 긴장도 잠시 느슨해졌다. 그 경험과 국가 이미지의 변화는 실재했다.

그러나 2000년 개최지 투표와 670만 유로의 자금 흐름을 둘러싼 의혹은 훗날 수사로 이어졌다. 관련 재판은 2020년 시효 문제 속에서 실체 판단 없이 끝났다. 유죄도 무죄도 아닌 채 시간이 질문을 데려가 버렸다.

지단은 대본을 찢었고, 이탈리아의 우승은 오염과 영광을 함께 품었으며, 독일의 동화 아래 있던 장부는 시효에서 멈췄다. 사실은 언제나 이야기가 원하는 한 줄짜리 결말보다 넓다. 구가 원을 닫으려 할 때마다 여항은 사람, 모순, 지나가 버린 시간의 모습으로 가장자리를 밀어 낸다.

중문 원문의 논증과 사료를 바탕으로 한국어 독자의 호흡에 맞게 구성과 문장을 새로 짠 독립 편집·재구성판이다. 중·영문 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