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 DubitoEssays in the Self-as-an-End Tra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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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구주기율(鑿構周期律) · 세계 축구 · 한국어 편집·재구성판 · 제16편 / 총 22편

대전: 모두 보았지만 끝내 그 이유를 확정하지 못한 경기

2002년의 논쟁적 판정은 영상에 남았지만 오심의 동기까지 촬영되지는 않았다. 한국의 실제 경기력과 판정의 의문을 함께 놓고, 문제 판정은 기록으로 확인되지만 조작은 입증되지 않았다는 경계를 지킨다.

Han Qin (秦汉)·2026

아시아의 첫 월드컵, 가장 오래 남은 질문

2002년 한일 월드컵은 아시아 최초이자 두 나라가 함께 연 첫 대회였다. 한국은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넘어 4강에 올랐고, 거리의 붉은 물결은 한국 사회의 공동 기억이 됐다. 동시에 이탈리아전과 스페인전의 판정 논란은 20년이 지나도록 그 성취를 따라다닌다.

1966년의 골라인 논쟁은 공이 너무 빨라 사실 자체를 보기 어려웠다. 2002년에는 반대였다. 여러 각도의 카메라가 문제 장면을 남겼고 전 세계가 반복해서 보았다. 그래도 ‘왜 그런 판정이 나왔는가’라는 질문은 화면에 잡히지 않았다.

사실과 동기는 서로 다른 종류의 대상이다. 영상은 접촉과 위치를 보여 주지만 주심의 능력 부족, 순간의 압박, 의도적 개입 가운데 무엇이 원인이었는지는 읽지 못한다. 많이 본다고 반드시 더 깊이 아는 것은 아니다.

이탈리아전의 장면들

6월 18일 대전에서 한국은 연장 골든골로 이탈리아를 2대1로 이겼다. 크리스티안 비에리가 먼저 넣고 설기현이 동점골, 안정환이 결승골을 기록했다. 주심은 에콰도르의 비론 모레노였다.

초반 한국에 주어진 페널티킥은 잔루이지 부폰에게 막혔다. 연장전에서 프란체스코 토티는 송종국과 접촉한 뒤 넘어졌으나 시뮬레이션 액션으로 두 번째 경고를 받아 퇴장당했다. 곧이어 다미아노 톰마시의 득점은 오프사이드로 취소됐지만, 리플레이 화면에서는 온사이드로 보였다.

판정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과 경기 전체가 조작됐다고 단정하는 것은 같은 주장이 아니다. 전자는 화면과 규칙을 비교할 수 있지만, 후자에는 지시와 대가, 의도적 연결을 입증할 별도의 증거가 필요하다. 이 구분을 지우면 의혹도 역사도 과장된다.

스페인전과 증거의 경계

광주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8강에서도 취소된 골과 공이 골라인 밖으로 나갔다는 판정이 큰 논쟁을 낳았다. 한국은 120분을 0대0으로 마친 뒤 승부차기에서 이겼다. 화면은 몇몇 판정에 강한 의문을 남겼지만, 그 자체가 배후의 명령서를 뜻하지는 않는다.

정직한 문장은 두 절로 이루어진다.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판정에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한국을 올리기 위한 조작이 있었다는 사실은 공식 판결이나 직접 증거로 확정되지 않았다. ‘문제 판정은 기록으로 확인되지만 조작은 입증되지 않았다’는 두 절 가운데 하나만 지우면 균형이 아니라 왜곡이 된다.

구(構)는 오심을 조사하고 심판을 평가할 수 있지만 마음속 동기까지 확인할 수는 없다. 여항(餘項)은 바로 그 ‘왜’에 머문다. 착구주기율(鑿構周期律)의 착(鑿)은 영상이 진실의 전부라는 믿음에 금을 내고, 증거가 닿는 선을 분명하게 그어 준다.

강한 팀과 흐린 판정은 함께 참일 수 있다

거스 히딩크는 2001년부터 대표팀을 맡아 장기 합숙과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밀어붙였다. 리그 일정까지 조정해 월드컵 전 여러 달 동안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준비시켰다. 한국의 활동량과 압박, 끝까지 떨어지지 않는 체력은 우연도 환상도 아니었다.

선수들의 준비를 인정한다고 오심 장면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반대로 판정을 비판한다고 한국이 보여 준 전술과 투혼이 가짜가 되지도 않는다. 실제로 강한 팀이 논쟁적인 판정이 섞인 경기에서 승리했다는 두 사실은 불편하지만 모순이 아니다.

안정환은 규칙 안에서 골든골을 넣었지만 이탈리아 탈락 뒤 페루자 구단주의 공개 공격을 받았고 그곳에서의 선수 생활이 끝났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의혹의 구름이 한 선수의 일자리로 떨어졌다. 거대한 논쟁의 대가는 언제나 구체적인 사람이 먼저 치른다.

편리한 악당과 돌아온 9번

모레노는 2010년 미국 입국 과정에서 몸에 헤로인을 숨긴 채 체포됐고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것은 명백한 후일의 범죄다. 그러나 2010년의 마약이 2002년 경기 조작을 소급해서 증명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미결 질문을 견디기 어려워 후일의 악당을 과거 사건의 판결문으로 사용한다.

한편 1998년 결승의 미스터리 속에 있던 호나우두는 두 차례 큰 무릎 부상을 이겨 내고 돌아왔다. 그는 8골로 득점왕이 됐고 독일과의 결승에서 두 골을 넣어 브라질의 2대0 우승을 이끌었다. 올리버 칸이 흘린 공도 놓치지 않았다.

호나우두는 4년 전 오후의 원인을 설명하지 않았다. 대신 새로운 결말을 만들었다. 2002년의 교훈도 마찬가지다. 확정할 수 없는 동기를 억지로 닫기보다 확인할 수 있는 경기력, 기록으로 확인되는 문제 판정, 입증되지 않은 조작을 각자의 자리에 놓아야 한다. 그래야 한국의 성취도 비판도 함께 살아남는다.

중문 원문의 논증과 사료를 바탕으로 한국어 독자의 호흡에 맞게 구성과 문장을 새로 짠 독립 편집·재구성판이다. 중·영문 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