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 DubitoEssays in the Self-as-an-End Tra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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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구주기율(鑿構周期律) · 세계 축구 · 한국어 편집·재구성판 · 제08편 / 총 22편

멕시코: 컬러 화면에 봉인된 팀과 측정할 수 없는 아름다움

1970년 브라질과 컬러 위성중계의 만남을 통해 ‘역대 최고’라는 기억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상품이 되는지 묻는다.

Han Qin (秦汉)·2026

‘가장 아름다운 팀’이라는 왕관

1970년 브라질은 멕시코 월드컵 여섯 경기를 모두 이기고 19골을 넣었다. 자이르지뉴는 매 경기 득점했고, 결승에서는 이탈리아를 4대1로 꺾었다. 펠레, 제르송, 히벨리누, 토스탕, 카를루스 아우베르투가 함께한 팀의 뛰어난 성적은 숫자로 확인된다.

선수로 두 번 우승했던 마리우 자갈루는 감독으로 세 번째 우승을 이끌어, 선수와 감독으로 월드컵을 든 첫 인물이 되었다. 이 팀이 위대했다는 평가는 충분한 사실 위에 서 있다. 그러나 ‘역대 가장 아름답다’는 말은 기록이 아니라 시대를 넘어선 평가다.

착구주기율(鑿構周期律)의 관점에서 최고라는 말은 흐르는 취향을 잘라 하나의 구(構)로 고정한다. 1970년 브라질은 축구 실력뿐 아니라 그것을 전 세계가 동시에 볼 수 있었던 첫 시대의 혜택을 받았다. 화면 바깥의 경기와 다른 시대의 팀은 그 왕관이 다 담지 못하는 여항(餘項)으로 남는다.

축구의 두 번째 몸

1970년 대회는 컬러텔레비전과 위성중계가 대규모로 결합한 결정적 단계였다. 멕시코의 초록 잔디와 브라질의 노란 유니폼이 먼 대륙의 거실에 거의 동시에 도착했다. 세계가 같은 장면을 함께 보고 같은 선수에게 놀라는 경험이 가능해졌다.

세계적 텔레비전 행사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은 아니다. 1966년부터 방송과 축구의 결합이 빨라졌고 1970년에 컬러와 위성이 그 흐름을 크게 넓혔다. 단일한 혁명적 순간을 찾기보다 여러 기술과 방송망이 축적된 결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그 뒤 축구는 경기장에서 한 번 일어나는 몸과 화면에서 무한히 재생되는 몸을 함께 갖게 되었다. 현장의 90분은 끝나지만 카를루스 아우베르투의 슛과 고든 뱅크스의 선방은 계속 돌아왔다. 영상은 순간을 구했지만, 반복될수록 선택된 장면이 전체 경기인 것처럼 보이게 했다.

아름다움이 상품이 되다

영상은 무료로 저절로 이동하지 않았다. 국제축구연맹은 멕시코 방송사에 중계권을 팔았고 유럽방송연맹과 신호와 가격을 협상했다. 축구와 관중 사이에 계약, 저작권, 재판매가 촘촘한 그물을 만들기 시작했다.

현장에서는 공 하나를 두고 뛰었지만 방송 산업은 수억 명의 시선이 거대한 시장임을 알아보았다. 1970년의 중계권 규모는 오늘에 비하면 작았으나 방향은 분명했다. 전 세계가 볼 수 있는 축구는 전 세계에 팔 수 있는 축구가 되었다.

카메라는 기억의 배분도 바꾸었다. 찍힌 장면은 영원히 반복되고, 놓친 장면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졌다. 역사적 평가는 경기력만이 아니라 누가 어떻게 촬영하고 편집하고 송출했는지에 좌우되기 시작했다. 영상이라는 새 구(構)가 축구의 기억을 다시 착(鑿)한 것이다.

들어가지 않은 두 슛

펠레의 가장 유명한 장면 가운데 두 개는 골이 아니다. 체코슬로바키아전에서는 자기 진영에서 골키퍼의 위치를 보고 장거리 로빙슛을 시도했지만 공이 골대를 비껴갔다. 우루과이전에서는 공을 건드리지 않고 골키퍼 반대편으로 돌아나간 뒤 슈팅했으나 먼 쪽 골문을 벗어났다.

들어간 골만 보면 천재는 성공을 예정하는 능력처럼 보인다. 빗나간 시도는 다른 진실을 보여 준다. 펠레 역시 실패할 가능성 안에서 모험했고, 남들이 상상하지 못한 선택을 실제로 감행했기 때문에 위대했다. 실패를 잘라낸 신화는 도리어 인간의 용기를 작게 만든다.

결승의 마지막 골은 여러 선수가 후방부터 공을 이어 간 뒤 펠레가 오른쪽으로 내주고, 카를루스 아우베르투가 달려들어 마무리했다. ‘최고의 팀 골’이라 불리지만 득점 시각과 몇 명이 공을 만졌는지조차 자료마다 조금 다르다. 선명한 화면도 모든 사실을 한 가지 숫자로 닫아 주지는 않는다.

영원한 소유가 만든 새 순환

브라질은 세 번째 우승으로 쥘 리메컵을 영구 소유하게 되었다. 흐르던 트로피를 한 나라에 고정해 영광에 마침표를 찍는 듯했다. 그러나 월드컵은 새 트로피를 만들었고 경쟁은 곧바로 다음 순환을 시작했다.

영예가 소유 가능한 물건으로 굳는 순간 그것은 가격과 보관, 도난의 위험도 얻는다. 축구가 중계권으로 거래되기 시작한 일과 트로피가 영구 재산이 된 일은 같은 변화를 비춘다. 가장 순수하다고 여긴 감정이 영상과 금속 안에서 소유 가능한 대상으로 바뀌었다.

1970년 브라질은 훌륭했고 그 장면들은 오래 볼 가치가 있다. 다만 영상 속 가장 아름다운 팀과 실제 한 달을 살아낸 팀은 완전히 같지 않다. ‘최고’라는 봉인을 열어 둘 때, 다음 세대는 자기 눈으로 새로운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 살아 있는 축구는 어떤 최상급도 영원히 고정하지 못한다.

중문 원문의 논증과 사료를 바탕으로 한국어 독자의 호흡에 맞게 구성과 문장을 새로 짠 독립 편집·재구성판이다. 중·영문 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