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론 · 07
휴전 뒤에는 누가 답하는가
기록은 아직 오지 않았고, 유족은 여전히 묻고 있으며, 어떤 사람은 이미 물러났다. 책임은 죄명 하나로 다 담기지 않고, 승인을 받았다는 말로 끝나지도 않는다.
조사위원회가 전시 기록 일부를 요구하자 방위청과 내무안전청은 내주지 않았다. 현역 인력과 정보원에 관한 내용이라는 이유였다. 위원회에는 강제로 가져올 권한이 없어서 최종심법원에 요청했다. 사건은 아직 결론을 기다린다.
국가론 속 가상의 연합도시국에서 일어난 장면이다. 전쟁이 끝난 뒤 새 의회는 15인 위원회를 만들어 도강, 갈대마을의 대피를 조직하지 않은 명령, 분기마을 역 공격, 완충지대의 구금, 전시 헌장 개정 주민투표를 조사했다. 예전에는 지금 묻기 곤란하다고 했던 일들을 드디어 물을 때가 되었다. 그래도 문을 하나씩 찾아야 했다.
전 수석집정관이 증언하러 왔다. 모든 결정은 3인회의를 거쳤고 의회의 선언과 승인을 받았으며, 연합도시국의 존속이 최상의 이유였다고 했다. 검찰총장은 현행법에 전시의 의사결정 자체를 대상으로 한 죄명은 없다고 말했다. 분기마을 희생자들의 유족은 서쪽 이웃에 있었다. 그들의 진술은 삼계진 연락소를 거쳐 왔고, 위원회는 받을지 논의한 뒤 마침내 받아들였다.
이 말들은 쉽게 두 방향으로 흘러간다. 죄명도 없고 승인도 받았다면 여기서 끝내야 하는가. 아니면 피해가 실제로 일어났으니 3인회의에 있었던 세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넘기면 되는가. 국가론이 막으려는 것은 바로 그 두 가지 손쉬운 정리다.
질문이 닿을 뿐 아니라 실제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더 높은 정부가 없다고 국가의 최고 직위가 저절로 질문받지 않는 자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질문을 멈추게 하는 것은 거창한 주권 선언보다 아주 평범한 제도의 짜임새일 때가 많다. 집행명령을 내리지 않고, 영원히 오지 않을 수도 있는 날에 기한을 묶고, 신청하려면 질문받는 쪽의 동의를 먼저 얻도록 하는 식이다.
휴전 뒤 최종심법원은 6개월 안에 선거를 하라고 판결했다. 집정원은 존중한다고 말하면서도 의회가 먼저 전시 상태를 끝내야 한다며 선거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준비하려던 구성 지역도 막혔다. 집행기관이 거부할 때 그 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누가 실행할지는 헌장에 없었다. 마지막 법원은 답했는데, 투표를 언제 할 수 있는지 마지막으로 정하는 자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리가 된 것이다.
권력은 명령할 때만 나타나지 않는다. 그 자리에 있는 기관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남도 대신할 수 없을 때에도 나타난다. 종이 위에서 누가 결정하는지만 살피고, 누가 그 결정을 계속 현실로 만들지 못하게 하는지 살피지 않으면, 사실상의 마지막 관문을 놓친다. 제도에는 대신 실현할 기능이 필요하다. 거부한 쪽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 반대를 관철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누가 맡을지는 설계할 수 있다. 그러나 대체 경로 자체가 있을지의 스위치를 거부자에게 쥐여 줄 수는 없다.
전시 감청도 보자. 원래는 내무안전청장 승인만 있으면 되었고 법원을 거치지 않았다. 과도조항은 서쪽 이웃과 평화조약을 맺는 날까지 이를 연장했다. 양국은 휴전과 철군협정을 맺었지만 평화조약은 맺지 않았다. 조사 당시에도 감청 권한이 남아 있었다. 양쪽이 한참 동안 서명하지 않을 수 있는 종이에 기한을 두면 사실상 기한이 없어질 수도 있다. 이 사례에서는 공격자가 물러났고 교전도 끝났으므로 예전의 전시 근거는 이미 해소되었다. 평시에도 어떤 권한이 필요하다면 다시 설명하고 기한을 두고 심사를 받아야 한다. 예전 이름을 빌려 남길 수는 없다.
비밀 조치는 또 다른 난점을 드러낸다. 감청당하는 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심사를 신청할까. 그래서 책임을 묻는 일이 영향을 받은 사람의 자발적 방문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 본인이 알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질문받는 기관의 동의도 기다리지 않고 시작할 독립된 자리가 필요하다. 이 나라 헌장은 구성 지역 정부나 의원 4분의 1이 최종심법원에 심사를 청할 수 있게 했다. 그 경로가 맡은 일은 비밀 조치에까지 실제로 심사가 닿게 하는 것이다.
길이 쓸 만한지는 벽에 감찰청과 법원과 위원회라고 적혀 있는지만으로 알 수 없다. 누가 절차를 시작할 수 있는가. 무엇을 움직일 수 있는가. 질문받는 쪽이 혼자 막을 수 있는가. 통하지 않았을 때 그 책임은 어디에 기록되는가. 하나라도 빠지면 간판이 다 있어도 사람을 창구에서 창구로 보내기만 할 수 있다.
유족의 질문을 누군가의 호의에 맡겨 둘 수는 없다
분기마을 유족의 진술을 마침내 받은 것은 중요한 진전이다. 그들이 묻는 것은 추상적인 외교 입장이 아니다. 누가 오전 7시 40분의 공격을 승인했는지, 여객열차 시간을 왜 확인하지 않았는지, 자기 가족은 왜 대합실에서 죽었는지다. 공격이 닥칠 때 피할 기회는 없었다. 지금도 행동한 쪽에 설명을 요구할 자격이 있으며, 외국에 산다는 이유로 가벼워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전달은 두 곳이 기꺼이 해 준 데 기대었다. 연락소가 보내 주려 했고 임시위원회가 받아 주려 했다. 한 곳이라도 거부하면 길이 끊긴다. 다른 경로가 있었는지는 자료에 없다. 감찰청의 기존 접수 범위도 해외 유족을 자동으로 포함하지 않는다. 따라서 진술서 한 통이 받아들여졌다고, 같은 처지의 모든 사람에게 스스로 시작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증명되지는 않는다. 호의가 한 번 문을 연 것과, 질문받는 쪽이 마음대로 여닫을 수 없는 문이 있는 것은 다르다.
서쪽 이웃 정부는 동시에 배상과 3인회의 구성원을 넘겨 재판받게 하라는 요구를 했다. 이것은 다른 종류의 질문이다. 별도의 의무가 없다면 자국은 일반 외교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 그러나 양쪽이 이미 인정한 조약과 공동 절차가 답변과 이행을 정했다면 따라야 한다. 공동 상급자가 있느냐 없느냐는 말로 이 차이를 지울 수 없다.
상대 정부의 요구와 유족 자신의 질문은 더더욱 섞어서는 안 된다. 외교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는 것은 자국의 역 공격을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아니다. 답하지 않기로 한 일도 자국 기관의 결정이고 국내에서 질문받을 수 있다. 거꾸로 상대가 적이었던 적이 있다고 그가 내놓는 모든 질문이 자동으로 적의가 되지도 않는다. 질문한 사람을 좋아할 필요는 없지만, 물은 일은 사실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위원회는 전쟁 피해자 보상기금을 논의하면서 분기마을의 외국 민간인을 포함할지도 토론하고 있었다. 국가론이 모든 자격과 금액을 대신 써 놓은 것은 아니다. 그것을 정하려면 구체적인 법이 필요하다. 다만 빼겠다면 외국인이라는 세 글자만으로 충분한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그 공격은 자국이 했다. 보상하지 않는다는 설명도 자기 회의 안에서 끝낼 것이 아니라 영향을 받은 그 사람들에게 해야 한다.
자국 주민도 다른 손쉬운 답을 듣곤 한다. 불만이면 떠나라는 말이다. 떠날 길은 정말 쓸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나라를 떠나는 것은 선거가 1년 늦어진 이유에 답하지 않는다. 가장 비싼 길을 들이밀어 답할 수 있는 질문을 쫓아내는 것은 이탈을 존중하는 일이 아니다. 거꾸로 위험에 처한 사람에게 진정과 소송을 모두 해 본 뒤에야 떠나라고 요구해서도 안 된다. 이탈은 질문을 대신하지 않는다. 둘은 나란히 있어야 하며, 한쪽에서는 사람을 내모는 수단으로 삼고 다른 쪽에서는 모든 절차 뒤에 잠가 둘 수 없다.
기관 사이의 심사와 일반인이 시작할 수 있는 진정도 서로 이어져야 한다. 법원과 의회와 감찰기관이 서로 견제할 수 있어도 아무도 시작하려 하지 않을 수 있다. 개인은 물을 수 있지만, 그 질문을 통해 실제로 상황을 바꾸려면 권한을 가진 기관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어느 쪽도 혼자 전부 맡을 수 없다. 구조는 달라도 독립적이고, 닿을 수 있고, 보복 없이 쓰이며, 질문받는 일에 실제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중 한두 가지밖에 남지 않아서는 안 된다.
죄명이 없다고 책임도 없는 것은 아니다
전 수석집정관은 회의와 승인을 거쳤다고 말했다. 그것은 누가 결정할 권한이 있었고 어떤 절차를 거쳤는지 답했을 뿐이다. 왜 그 결정으로 이 사람들을 이렇게 대해도 되는지는 답하지 않았다. 승인 자체가 유효해도 필요성과 범위, 피해와 후속 책임은 각각 설명해야 한다. 국가 존속이 최상이라고 보태도 질문은 끝나지 않는다. 국가를 지킬 가치가 있는 것은 그 안과 그 영향이 미치는 곳의 사람들이 계속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 유지는 모든 사람을 누를 수 있는 독립된 이유가 아니다.
이것은 국가의 모든 실패를 자동으로 누군가의 죄로 바꾸라는 요구가 아니다. 대체 집행 기능이 없는 것은 제도 설계의 몫이고, 집행 거부는 해당 직위의 몫이다. 누가 서명하고 찬성하고 반대 의견을 썼는지는 각자의 사실이다. 국가라는 명분이 별도의 근거를 가진 개인 책임을 가려서는 안 된다. 제도의 잘못도 구분 없이 세 사람 머리 위에 쏟아서는 안 된다.
전 대외 집정관은 두 번 반대했고 전 총장은 서면 의견을 냈다. 기록이 공개되면 그것은 여전히 반대로 남아야 한다. 다수결 뒤에 공동 의지로 지워질 수 없다. 갈대마을의 사망과 부상도 나눠 조사해야 한다. 상대의 포격, 자국이 대피를 조직하지 않고 통행증을 늦게 낸 일, 교전 자체가 각각 무엇을 일으켰는지 봐야 한다. 셋이 얽혔다고 결과 전부를 한쪽에만 적을 수도 없고, 나누기 어렵다고 아무 데도 적지 않을 수도 없다.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도 책임을 지우지 않는다. 전임자가 떠난 것은 직위이지, 그 자리에서 남긴 자기 서명이 아니다. 새 집정원이 옛 기록을 넘겨받는 것은 기관이 맡은 몫을 이어받는 일이다. 별도의 근거가 있는 전임자 개인 책임도 후임자가 생겼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책임을 감당하는 것은 형벌과 같지 않다. 이 논의는 적어도 세 가지를 요구한다. 결정과 이유를 공개하고 기록이 구체적인 직위와 사람에게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영향을 받은 사람은 독립적이고 쓸 수 있으며 보복 없는 절차에서 그 일을 묻고 답을 받아야 한다. 과실이 있던 직위는 앞으로 같은 결정을 할 때 더 엄격한 확인을 거쳐야 한다. 별도로 민사나 형사, 그 밖의 법적 책임이 있는지는 구체적인 법에 따라 판단한다. 여기서 철학적 판단으로 새 죄명을 만들지는 않는다.
셋 다 가볍지 않다. 기록만 있고 물을 수 없으면 기록보관소일 뿐이다. 청문회가 열려도 바뀔 필요가 없다면 입장 표명이다. 사람만 바꾸고 같은 고장을 남기면 다음번으로 문제를 넘긴 것이다. 더 엄격한 확인은 그 직위가 앞으로 어떻게 결정할지에 관한 것이지,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 전부를 미리 유죄라 선언하는 일이 아니다. 보상도 진지하게 다루어야 하지만, 이 최소한의 세 가지가 있다고 보상의 모든 구체적 장치까지 자동으로 나온 것은 아니다.
서탄의 농가들도 증언했다. 3년 전 방어선용으로 토지를 수용당했고 보상은 시가의 3분의 1이었다. 문서에는 전후 재논의라고 적혔다. 재판은 최종심에서 패소했고, 그 이유로 감찰청장 대행은 더 받지 않았다. 조사 당시에도 땅은 방위청이 쓰고 있었다. 그러나 전후에 다시 논의하기로 한 때는 이미 되었다. 옛 사건이 끝났다고 보상표라는 규칙과 이해관계자 제외 절차, 계속 재논의를 시작하지 않는 일을 질문 밖에 둘 수는 없다. 임시위원회가 한 번 발언하게 했다고 앞으로도 쓸 수 있는 길을 대신하지는 못한다.
조사위원회가 받지 못한 기록에는 정말 보호할 비밀이 있을 수 있다. 얼마나 보호할지는 제출을 거절한 쪽 혼자 영원히 정할 수 없다. 위원회가 법원에 요청한 것은 자기 손이 닿지 않는 곳을 다른 고리로 닿게 하는 일이다. 사건의 결론을 아직 기다린다고 직무상 잘못이 증명된 것도 아니고, 기다림이 책임을 씻어 주는 것도 아니다. 서로 견제하는 이 그물이 매번 교착을 즉시 풀어 준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모든 것을 알며 깨끗한 최고자가 항상 있다고 가정해서 해결할 수도 없다.
여기까지 왔다고 완벽한 국가를 찾았다는 선언은 하지 않는다. 세 나라는 모두 그럴듯한 이름을 지녔지만 실제로 했는지는 한 건씩 물어야 한다. 최고 규칙과 마지막 법원, 군대와 전쟁은 결정을 필요로 할 수 있다. 그러나 위에 더 없다는 이유로 질문을 면할 수는 없다. 휴전도, 승인도, 퇴임도, 전용 죄명이 없다는 사실도 죽은 이의 가족에게 대신 답해 주지 않았다. 질문에는 계속 나아갈 곳이 필요하고, 질문받은 책임에는 찾아갈 수 있는 주소가 남아 있어야 한다.
원논문과 읽기 안내
기존 중국어 교양 산문을 바탕으로 한국어 독자의 문장과 호흡에 맞춰 독립적으로 다시 썼다. 바탕이 된 연구는 SAE 국가론의 여덟 논문이며, 각 글에서 해당 논문으로 이어진다. 사례 속 국가·지명·사건은 원논문이 설정한 허구다. 이 글은 철학적 요구와 제안하는 제도, 개별 상황에서의 판단을 구별하며 현행법을 설명하거나 현실의 특정 국가를 판정하지 않는다. 기술적 논증을 모두 옮긴 것도, 모든 사례의 결론을 내렸다는 뜻도 아니다. 개념의 엄밀한 정의와 상세한 한정, 정치철학과의 대화는 논문에 남겨 두고, 여기서는 결정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을 따라 질문을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