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 DubitoEssays in the Self-as-an-End Tra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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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E 가치론 · 한국어 독립 재구성판
07 / 08

가치와 타자

Han Qin (秦汉)

낡은 창문을 고치는 친구

오래 알고 지낸 친구가 낡은 집의 창문을 직접 고치려 한다. 나는 그의 아버지가 가르쳐 준 기술도, 그 집에 얽힌 기억도 꽤 많이 안다. 내 설명이 아주 정확할 수도 있다. 그래도 그 가치를 만든 사람은 내가 아니다. 친구가 자기 쪽에서 그것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창문 수리는 그의 중요한 일이 되었다.

이 글은 두 문장을 함께 붙든다. 타자의 가치는 나의 가치가 아니다. 타자가 자기 가치를 지닐 수 있고 그것을 내가 주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내가 받아들이는 하나의 가치가 될 수 있다. 둘째 문장은 첫째 문장을 대상으로 삼지만, 첫째 문장을 참으로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다 읽을 수도, 비교할 수도, 합칠 수도 없다

친구로 지낸 지 이십 년이 되었다고 ‘이 사람을 다 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같은 행동에도 여러 역사가 있을 수 있고 친구 자신도 계속 생각을 고친다. 이해는 깊어질 수 있지만 끝났다는 판결은 얻지 못한다.

두 사람의 가치 지위를 바깥의 한 척도로 비교할 수도 없다. 여러 사람이 같은 강을 지키고 같은 사업을 한다고 가치 원천까지 하나로 합쳐지는 것도 아니다. 공동의 일은 실제로 공동이지만, 그 일이 중요한 이유는 각자의 자기 법에 서로 다르게 뿌리내린다.

공통 척도 없이도 공명할 수 있다

고친 창문 앞에서 나는 ‘이 일은 친구의 쪽에서 나왔고, 내가 친구에게 준 것이 아니구나’라고 볼 수 있다. 친구도 내 일을 같은 방식으로 알아본다면 공명이 생긴다. 공명은 같은 내용을 갖거나 하나로 합쳐지는 일이 아니다. 두 뿌리가 따로 남은 채 서로를 목적으로 알아보는 사건이다.

15DD는 ‘타자도 목적이다’라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 자리다. 두 사람이 함께 만든 제3의 해법은 두 15DD가 마주친 한순간일 수 있지만, 그 자체가 16DD는 아니다. 16DD는 두 사람이 모든 일에서 서로를 목적이라고 전혀 의심하지 않는 극한이다. 한 개인의 관점에서는 완성된 대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자리다.

함께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타자의 내면을 다 읽지 못해도 관계를 함께 감사할 수는 있다. 상대의 ‘아니오’가 정말 거부로 접수되는가. 다른 선택을 말하고, 기존 선택을 고치고, 관계에서 나갈 수 있는가. 이것은 마음을 투시하는 일이 아니라 둘 사이의 통로를 점검하는 일이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사람을 위해 책을 쓰고 제도를 만들 수도 있다. 그때는 구체적 공명이 아직 없다. 그래도 빈자리를 남길 수는 있다. 미래에 목적을 지닌 주체가 온다면 그의 가치는 우리의 허가에서 생기지 않는다.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은 미래의 사람을 미리 다 써 놓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