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전통과의 접점, 그리고 전망
하나의 원리가 아니라 세 개의 장부
앞선 일곱 편은 하나의 문장을 반복한 것이 아니다. 구성 장부는 누가 가치를 지니고, 어느 원천에서, 어떤 수용을 통해 구체적 내용이 그 사람의 것이 되는지 기록한다. 동역학 장부는 도달 가능성과 내용, 무게중심이 시간 속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본다. 행동과 관계의 장부는 충돌, 인정, 공동 조정을 다룬다.
장부 사이에는 두 개의 역류 금지선이 있다. 행동과 성과, 사회적 인정은 그 자체로 가치 원천과 가치 지위를 다시 쓰지 못한다. 외부 조건에 대한 설명은 1인칭 구성을 대신 수행하지 못한다. 이 선이 없으면 성공한 사람이 더 가치 있는 사람이 되고, 박수받는 이상이 곧 개인의 가치가 된다.
칸트, 셸러, 센과 만나는 자리
칸트가 가격과 존엄을 갈라 등가물로 대체할 수 없는 것을 말한 자리에서 이 가치론과 접한다. 하지만 둘은 같은 개념이 아니다. 목적 가치는 칸트 도덕철학 전체의 새 이름도, 존엄을 다시 증명하는 논증도 아니다. 먼저 어떤 가치 내용이 누구의 이름 아래 성립하는지를 묻는 이론이다.
셸러와 적합한 태도 이론과는 구체적 가치가 실제 수용보다 먼저 객관적 지위를 갖는지에서 갈라진다. 결과주의와는 여러 가치를 하나의 결과 척도로 합산할 수 있는지에서 다르다. 센의 역량 접근은 한 사람이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을 풍부하게 보여 주지만, 복지의 비교와 목적 지위의 인정은 서로 다른 장부에 속한다.
인정, 돌봄, 공적인 기준
인정 이론이 타자를 평가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는 사람으로 대할 때 SAE와 같은 방향을 본다. 그러나 사회의 인정이 개인의 자기 가치를 구성한다고 말하면 갈라진다. 레비나스는 타자를 내 이해 안에 완전히 흡수할 수 없다는 경계를 더욱 선명하게 한다.
돌봄 윤리는 의존과 취약성을 예외가 아니라 삶의 한가운데로 가져온다. 특히 성장 중인 주체의 현재 지위를 미래 능력의 선불로 설명하지 않게 한다. 묵가는 사적인 자를 넘어서는 공적 기준의 힘을 보여 준다. SAE는 그 기준이 행동을 조정하되 사람들의 가치 내용까지 대신 쓰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인다.
끝내지 못한 문제에도 이름이 다르다
이 이론이 답하지 않은 모든 것을 한꺼번에 여항이라 부르면 오히려 흐려진다. 여러 주체로부터 새로운 가치 담지자가 생길 수 있는지는 입력 형식의 빈자리다. 타인의 1인칭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은 인식의 한계다. 어떤 가치 내용이 규범적으로 옳은지는 이번 이론의 관할 밖이다. 아직 시작하지 않은 문제와 경험 연구가 필요한 문제도 따로 있다.
이 장부를 분리해 두어야 앞으로 하겠다는 약속이 이미 증명한 결과로 둔갑하지 않는다. 주체를 닫힌 정의로 만들지 않는 가치론이라면 자기 이론의 권한도 닫지 않아야 한다. 독자가 다시 묻고 고칠 자리를 남기는 것이 마지막 원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