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학 · 실제 사례 · 신용평가 · S&P · 2007년의 결정과 2015년의 합의
위험에 점수를 매기는 사람에게는 누가 묻나
S&P가 동의한 사실확인서에는 내부 경고가 공개 조치로 이어진 날짜들이 남아 있습니다. 전문가가 우리의 판단을 돕는다면, 전문가 자신의 결정은 어떻게 보이게 할 수 있을까요.
2007년 2월 7일에는 위험에 관한 내부 제안이 이미 나와 있었습니다. 그러나 2월 12일 공개된 조치는 처음 제안된 범위와 달랐습니다. S&P가 나중에 동의한 사실확인서를 읽으면, ‘전문가도 틀릴 수 있다’는 말보다 두 날짜 앞에서 더 멈추게 됩니다. 마지막에 맞혔는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미 본 것을 바깥 사람도 알 수 있는 일로 어떻게 옮겼는지가 문제입니다.[1]
금융 약어를 모두 알 필요는 없습니다. 주택저당증권(RMBS)은 여러 주택대출의 상환금을 묶어 증권으로 만든 것입니다. 부채담보부증권(CDO)은 이런 증권 등을 포함한 채무 자산을 다시 구성할 수 있습니다. 증권의 각 구간, 곧 트랜치는 수익을 받거나 손실을 부담하는 순서가 다릅니다. 어느 구간의 위험을 평가하려면 밑에 대출이 몇 건 있는지만이 아니라 지급과 손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는지도 보아야 합니다.[2]
신용등급을 마주하는 이유는 누구도 적은 비용으로 모든 기초 자료를 처음부터 다시 읽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몇 개의 알파벳은 신용위험을 비교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원리금 지급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그 가격에 투자할 만한지, 팔아야 할 때 사 줄 사람이 있는지도 답하지 않습니다. SEC의 투자자 교육 자료는 이런 한계를 따로 설명합니다.[3]
따라서 전문성을 믿어도 되는지 자체가 핵심 질문은 아닙니다. 남의 판단을 전혀 쓰지 않는다고 저절로 독립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힘센 판매자의 말만 듣게 될 수도 있습니다. 어려운 일은 전문가의 판단을 이용한 뒤에도 근거를 볼 수 있는지, 언제 바꿔야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지, 질문에 답할 사람을 찾을 수 있는지에 있습니다.
알파벳이 무게를 갖게 되는 까닭
신용등급은 본래 한 가지를 설명합니다. 이 채무의 신용위험이 어떠한가입니다. 그런데 다른 제도도 이를 사용하면 몇 글자는 설명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2011년 미국 상원 상설조사소위원회 보고서는 일부 법규와 기관 투자 요건이 신용등급에 의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때문에 등급은 어떤 금융상품이 특정한 투자 범위에 들어갈 수 있는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었습니다.[2]
이것을 모든 펀드가 반드시 AAA를 사야 했다거나 등급이 내려가면 모두가 즉시 강제 매도해야 했다는 말로 바꾸면 안 됩니다. 기관과 규칙, 시기에 따라 요구가 다릅니다. 보아야 할 것은 특정 판단을 다른 규칙이 가져다 쓰면서 진입 조건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누구에게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는 더 조사해야 합니다.
이렇게 빌려 쓰는 데는 이해할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기관마다 신용위험을 재는 언어를 처음부터 새로 만들면 비용도 들고 더 믿을 만하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공통 척도는 비교를 돕고 논의를 매번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게 합니다. 어려움은 척도가 있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그 알파벳에 처음 적혀 있지 않았던 역할까지 얼마나 맡게 되었느냐에 있습니다.
제한된 위험 의견을 말없이 투자 전체에 대한 허가로 받아들이면, 사용하는 사람 자신의 판단은 빠집니다. 더 곤란한 것은 여러 당사자가 모두 다른 사람이 이미 확인한 대로 했을 뿐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설명이 필요해지면 최초의 근거를 누가 검토했는지 아무도 답하지 않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돈을 누가 내느냐도 있습니다. 상원 보고서는 발행자 부담 방식, 시장점유율 압박, 모형 문제, 감시 자원 부족을 신용평가가 빗나간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로 함께 제시했습니다. 이는 의회 조사의 분석이지 법원이 모든 기관의 모든 등급에 대해 한꺼번에 내린 판결이 아닙니다.[2]
상품을 발행하는 사람이 평가 비용을 내면 경계할 이해충돌이 생기는 것은 맞습니다. 그렇지만 이해충돌이 있다는 말은 모든 평가가 조작되었다고 입증되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무엇을 살펴야 하는지 알려 줍니다. 영업 관계가 분석상의 결정에 들어왔는지, 다른 의견을 낼 여지가 있었는지, 새 정보를 얻었을 때 기존 등급을 어떻게 다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답에는 기록이 필요하지 경고성 꼬리표 하나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본 위험은 어떻게 밖으로 나왔을까
S&P 자료에는 구체적으로 따라 읽을 과정이 있습니다. 사실확인서에 따르면 2007년 2월 7일 감시 담당자들은 RMBS 거래 약 30건의 후순위 트랜치를 공개적인 부정적 관찰 대상에 올리고, 다른 약 20건의 후순위 트랜치는 비공개 내부 관찰 대상으로 두자고 제안했습니다. 5일 뒤 신규 발행 부문 구성원이 포함된 위원회는 거래 11건에 속한 트랜치 18개를 공개 부정적 관찰 대상에 올리기로 결정했습니다.[1]
거래 30건과 트랜치 18개는 같은 단위가 아닙니다. 내부 관찰과 공개 관찰도 같은 상태가 아닙니다. 특히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올렸다고 이미 등급을 내린 것은 아닙니다. 이 차이를 정확히 읽는 것은 문제를 작게 보이게 하려는 일이 아닙니다. 과장된 말이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변화를 가리지 않게 하려는 것입니다.
제안과 최종 결정이 다르다는 사실 자체가 잘못을 입증하지는 않습니다. 분석가가 너무 이르게 판단했을 수도 있고, 위원회에 진지하게 고려할 새 자료가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알고 싶은 것은 조치 범위를 줄인 근거가 무엇인지, 누가 어떤 이유를 들었는지, 이견이 추적할 수 있는 기록으로 남았는지입니다.
위기 뒤 결과만 가지고 당시 모두에게 미래를 예견했어야 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때 내부 경고가 이미 있었다면 모든 일을 뒤늦게 알았을 뿐이라고 설명할 수도 없습니다. 합리적으로 검토하려면 사람을 그날 이용할 수 있었던 정보 속에 놓아야 합니다. 오늘의 전지적 시야를 주어서도, 그때 이미 알던 것을 빼앗아서도 안 됩니다.
확인서는 S&P가 7월 10일 RMBS 트랜치 612개를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올리고 7월 12일 대규모 등급 하향을 발표했다고도 기록합니다. RMBS에 부정적 평가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던 기간에도, 7월 10일 공개 조치에 이르기까지 S&P는 서브프라임 RMBS를 기초로 한 많은 CDO의 등급을 부여하거나 확인했습니다. 예상된 조치를 반영하도록 기존 CDO 평가 기준을 조정하지는 않았습니다.[1]
이 기록은 질문을 ‘바깥에서 소식을 받았는가’에서 ‘내부의 관련 결정들이 이어졌는가’로 옮깁니다. 판단의 기초인 자산을 다시 평가하고 있다면, 그 자산에 의존하는 다른 판단은 어떻게 갱신해야 할까요. 어느 전문가에게 지식이 있었는지만이 아니라 조직이 이미 가진 지식을 필요한 곳으로 전달했는지도 물어야 합니다.
물론 갱신에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데이터를 확인하고 기준의 일관성을 지켜야 하며 성급하게 바꾸면 다른 오류를 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연을 모두 은폐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설명할 수 있는 이유이지, 언제까지 어떻게 처리할지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통행증은 아닙니다. 기다리는 동안 누가 어떤 정보를 받았고 기존 결론은 어떻게 쓰였는지도 답해야 합니다.
2015년 2월 3일 미국 법무부는 S&P 및 모회사와 13억 7,500만 달러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19개 주와 컬럼비아 특별구도 참여했습니다. 법무부에 따르면 S&P는 평가 모형에 관한 결정에 사업상의 고려가 영향을 미쳤음을 인정하고 사실확인서에 동의했습니다. 아직 증명해야 할 소장의 주장보다 나아간 자료지만, 형사 유죄판결이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법무부 보도자료의 평가를 하나하나 재판 결론으로 바꿔서도 안 됩니다.[4]
이 글이 따라가는 것은 S&P의 구체적 기록입니다. 같은 확인서를 다른 신용평가사도 서명한 것으로 만들지 않습니다. 여기서 몇몇 결정에 질문할 수는 있지만 금융위기 전체의 설명을 맡길 수는 없습니다. 대출과 상품 구성, 보유자 자신의 선택, 다른 제도적 조건은 이 기록을 찾았다고 역사에서 없어지지 않습니다.
영원히 틀리지 않을 사람을 찾는 일은 아니다
여기까지 읽으면 점수를 매길 사람을 바꾸자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경쟁이 다른 시각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을 두고 경쟁하는지도 물어야 합니다. 듣기 싫은 위험을 더 제때 말하는 능력인가요, 비용을 내는 고객을 더 만족시키는 능력인가요. 기관 수가 늘었다고 질문할 조건도 늘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비용 부담 방식을 바꾸는 것도 연구할 만합니다. 다만 모든 문제를 한 번에 끝낼 방안으로 쓰면 안 됩니다. SEC 교육 자료는 구독자 부담 방식에도 보유 자산이나 거래 의도와 관련한 이해충돌이 생길 수 있다고 알립니다.[3] 비용을 내는 쪽이 바뀌어도 누가 분석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누가 방법을 보며, 누가 재검토를 요구할 수 있는지는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
이 역사에 더 가까운 점검 방법도 있습니다. 처음 감시 담당자가 제안한 내용이 보관되어 있나요. 최종 조치가 제안과 달랐다면 설명이 있나요. 결정한 사람을 영업 목표와 독립된 관점에서 질의할 수 있나요. 기존 등급에 의존하는 관련 판단도 함께 다시 검토했나요. 기록으로 답할 수 있는 질문들이며, 먼저 영원히 오류 없는 심판을 구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모형에 관한 모든 이견을 국민투표에 맡기자는 뜻은 아닙니다. 기술적 업무에는 어려움이 있고 상업적 압력에서 지키는 데도 전문지식이 필요합니다. 공개는 이유를 더 잘 검토하게 해야지, 목소리가 가장 큰 사람이 수시로 계산을 바꾸게 해서는 안 됩니다. 방법과 변경 이유를 설명하라고 요구할 수는 있어도 독자 모두가 혼자 모형 전체를 재현할 수 있는 척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시 검토하는 사람에게도 같은 인내심을 갖고 물어야 합니다. 어떤 자료를 얻고, 시간과 자원은 얼마나 있으며, 어떤 답변을 요구할 수 있고, 자기 오류는 어떻게 고칠까요. 판단을 외부로 옮기는 것은 그 판단을 맡는 곳을 바꾸는 일이지, 져야 할 책임을 없애는 일이 아닙니다.
일반 독자가 가져갈 것도 앞으로 몇 개의 알파벳을 덜 믿자는 교훈만은 아닙니다. 유용한 구분이 있습니다. 남의 전문성을 이용하는 것과 모든 질문을 넘겨 버리는 것은 다릅니다. 그 의견이 어떤 위험에 답하는지, 무엇을 모르는지, 의견이 바뀌면 어떤 관계를 함께 다시 보아야 하는지 물을 수 있습니다. 모두 누군가 답해 줄 만한 가치가 있는 질문입니다.
S&P 사건의 2월 두 날짜 사이에는 작은 거리가 남았습니다. 내부에서는 누군가 조치를 제안했고, 바깥에서는 다른 범위의 조치를 보았습니다. 이 거리를 역사 전체로 부풀리지 않아도 진지하게 다룰 수 있습니다. 전문성이 신뢰받을 이유는 세상에 점수를 매기기 때문만이어서는 안 됩니다. 자신의 결정에도 질문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기 때문이어야 합니다.
자료와 읽기 안내
이 글은 2007년의 신용평가 결정과 2015년의 합의를 역사적 범위로 삼습니다. S&P가 동의한 사실, 법무부의 사건 설명, 2011년 의회 조사는 각각 누구의 자료인지 구분합니다. 이 사실확인서를 다른 신용평가사에 적용하거나 금융위기의 원인 전체를 설명하는 데 쓰지 않습니다. 2017년 SEC 투자자 교육 자료는 신용등급의 뜻과 한계를 설명하는 데만 사용합니다.
- S&P 2015년 합의 첨부: 동의한 사실확인서
전체 5쪽입니다. 특히 8~9항의 2월 제안과 결정, 12~14항의 7월 관찰·하향 및 CDO 기준을 참고합니다. 거래와 트랜치는 다르며 관찰과 하향도 다릅니다. 이 확인에 동의한 것은 S&P이지 다른 평가사가 아닙니다.
- 미국 상원 조사 보고서: 《월스트리트와 금융위기》, 2011년 4월 13일
인쇄된 쪽수 243~248쪽의 상품·평가·사용 배경, 273~279쪽의 이해충돌과 영업 압력을 참고합니다. 의회 조사 보고서로 귀속하며 형사나 민사 재판의 판결로 보지 않습니다. 위기 전체의 인과에 관한 보고서의 모든 판단을 이 글에 옮기지는 않습니다.
- SEC 투자자 교육: 《신용평가의 ABC》, 2017년 10월 12일
신용평가의 범위와 한계, 두 비용 부담 방식에 있는 잠재적 이해충돌을 설명하는 데 씁니다. 뒤에 나온 교육 자료이지 2007년 당사자들이 이미 읽거나 준수했다는 증거가 아닙니다. 현행 법률 안내나 개인 투자 조언으로도 쓰지 않습니다.
- 미국 법무부: 2015년 2월 3일 S&P 13억 7,500만 달러 합의 발표
합의 날짜와 금액, 참여 당사자, 사업상의 고려가 모형 결정에 영향을 주었다는 법무부 설명에 근거합니다. 집행기관의 평가, 양쪽이 동의한 사실, 재판에서 인정한 사실을 구별하며 합의를 형사 유죄판결로 부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