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앞에서 나온 분노
사제는 신과 참회, 내세의 희망을 권하고 뫼르소는 처음으로 폭발한다. 그는 이 몸으로 사는 한 번의 생과 반드시 닥칠 죽음만을 확실하다고 말한다. 이 분노는 그를 철학적 영웅으로 만들지 않는다. 다만 타인이 그의 마지막 시간까지 더 나은 이야기로 바꾸려 할 때, 실제로 가진 확실성을 지키려는 유일한 거부다.
세계의 다정한 무관심
분노 뒤 잠든 그는 밤의 별과 바람, 땅의 냄새를 느끼며 세계의 다정한 무관심에 마음을 연다. 어머니가 생의 끝에 새 동반자를 받아들인 이유도 그때 생각한다. 세계는 그의 무죄를 보증하거나 죽음에 의미를 주지 않는다. 그 무관심이 다정한 것은 적어도 거짓 감정이나 구원의 문장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목이 정하지 않은 안과 밖
‘이방인’이라는 제목은 누가 안에 있고 누가 밖에 있는지 말하지 않는다. 독자는 보통 법정과 사회를 중심에 놓고 뫼르소를 바깥으로 밀어낸다. 그러나 소설 전반부에는 햇빛과 바다와 욕망으로 이루어진 그의 완결된 생활이 있고, 후반부에는 같은 사실을 결함으로 번역하는 법정이 있다. 어느 세계를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낯선 쪽은 바뀐다.
영웅이 아닌 작은 거부
뫼르소는 이름조차 주어지지 않은 아랍인을 죽였고 그 폭력을 숭고하게 만들 수 없다. 죽음을 두려워하며 처음부터 원칙을 위해 싸운 사람도 아니다. 그가 지킨 것은 느끼지 않은 말을 느꼈다고 하지 않는 작은 정직함이다. 마지막에 처형을 적대적인 군중이 맞아 주길 바라는 소망은 독자를 편한 동정에서 밀어낸다. 그가 누구의 바깥에 있는지는 끝내 독자가 선 자리에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