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체와 일곱 진술
덤불에서 무사 가나자와 다케히로가 죽은 채 발견된다. 나무꾼, 승려, 방범관리, 장모가 주변 사실을 말한 뒤 다조마루, 아내 마사고, 무사의 혼이 각자 사건을 진술한다. 세 당사자의 말은 살해 방식과 아내의 행동과 칼의 행방에서 충돌한다. 이상한 점은 누구도 살인을 피하려 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세 사람이 고른 죽음
다조마루는 무사를 풀어 주고 스물세 합의 정정당당한 결투 끝에 죽였다고 말한다. 마사고는 남편의 차가운 멸시를 견디지 못해 단도로 찔렀다고 고백한다. 무사는 아내가 강도에게 자신을 죽이라고 한 뒤 달아났고, 홀로 남아 자결했다고 전한다. 세 버전에서 죽인 사람은 다르지만 화자는 언제나 그 결정의 주인이다.
무죄가 아니라 정체성을 위한 거짓말
이미 붙잡혀 사형을 피하기 어려운 다조마루, 절에서 참회하는 마사고, 죽어 처벌받을 수 없는 다케히로에게 죄를 더는 실익은 작다. 대신 다조마루는 비겁한 강도가 아니라 호걸이 되고, 마사고는 두 남자에게 처분된 물건이 아니라 행동한 사람이 되며, 다케히로는 패배해 살해된 남편이 아니라 스스로 생을 끝낸 무사가 된다. 세 고백은 형량보다 자존을 구한다.
기억이 결정을 만드는 법
이것이 모두 의식적인 거짓말인지는 알 수 없다. 마사고가 본 남편의 눈은 경멸이지만, 무사는 그 눈으로 강도를 믿지 말라고 신호했다고 생각한다. 한 표정은 사건이 일어나는 순간부터 두 경험으로 갈라진다. 치욕과 무력감을 견디기 위해 기억은 자신이 선택한 장면을 중심으로 다시 정렬될 수 있다. 그래서 세 사람은 모순되면서도 각자 자기 진술을 진실로 믿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