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 DubitoEssays in the Self-as-an-End Tra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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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知道德經解 · 한국어 편집·재구성판
제28장 · 총 81장

군자는 그릇이 아니다

秦汉(대지) · Han Qin

당신의 직함은 그릇이다

知其雄,守其雌,為天下溪;知其白,守其辱,為天下谷。

엔지니어·기획자·교사·관리자라는 직함은 사람이 세상에서 수행하는 기능, 곧 기(器)다. 그릇은 나쁘지 않다. 문제는 “나는 이 기능뿐이다”라고 믿을 때다. 노자는 남성적인 힘을 알되 여성적인 수용성을 지키고, 밝음을 알되 낮은 자리를 지키라고 한다.

능력을 버리라는 것이 아니라 능력이 사람 전체를 닫지 못하게 하라는 말이다. 기능 바깥에 아직 쓰이지 않은 박(樸)이 남아 있어야 다른 삶으로 움직일 수 있다.

박이 흩어지면 그릇이 된다

다듬지 않은 나무가 잘리고 나뉘면 구체적인 그릇이 된다. 역할과 전문성은 박을 배신한 것이 아니라 박의 한 가능성이 현실화된 것이다. 그러나 하나의 그릇이 나무 전체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

자신에게는 박을 지켜 한 역할에 갇히지 않고, 타인에게는 그릇을 사용하되 그를 기능으로만 대하지 않는 두 동작이 필요하다. 좋은 조직은 사람의 전문성을 쓰면서도 그 사람의 나머지를 보존한다.

큰 제도는 자르지 않는다

성인이 그릇을 쓰면 관장이 되지만, 큰 제도는 사람을 잘라 역할에 맞추지 않는다. 통치는 사람을 표준 부품으로 만드는 일이 아니라 서로 다른 그릇이 박을 잃지 않고 협력하게 하는 일이다.

‘군자는 그릇이 아니다’라는 말의 깊이는 무능한 만능인이 되라는 데 있지 않다. 일을 할 때는 좋은 그릇이 되고, 일이 끝난 뒤에도 자신과 타인을 그 기능 하나로 닫지 않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