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知道德經解 · 한국어 편집·재구성판
제27장 · 총 81장
잘한다는 것은 착하다는 뜻이 아니다
잘 걷는 사람은 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善行者無轍迹,善言者無瑕謫,善數者不以籌策。
여기서 선(善)은 도덕적으로 착하다는 뜻보다 어떤 일을 그 방식에 맞게 잘한다는 동사다. 잘 걷는 사람은 자신만의 길을 모두가 따라야 할 자국으로 만들지 않고, 잘 말하는 사람은 반박할 틈을 없애기보다 말이 일을 해치지 않게 한다.
효과는 남지만 영웅의 양식은 남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결과를 이어 갈 수 있도록 하고, 자기 방법을 보편규칙으로 고정하지 않는다.
버릴 사람도 사물도 없다
잘 구하는 사람은 사람을 버리지 않고, 잘 구하는 물건도 사물을 버리지 않는다. 이미 완성된 자격만 골라 쓰는 것이 아니라 각자 안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이 밝음은 눈에 띄는 조명이 아니라 보이지 않게 이어지는 ‘습명(襲明)’이다.
함육은 상대를 내가 원하는 완성품으로 만드는 기술이 아니다. 그에게 이미 있는 재질이 자기 방식으로 드러날 조건을 마련한다.
스승과 자질
잘하는 사람은 아직 못하는 사람의 스승이고, 못하는 사람은 잘하는 사람의 자질(資)이다. 후자를 폐기하면 전자도 배울 재료를 잃는다. 능력은 고정된 신분이 아니라 서로를 통해 갱신되는 관계다.
자기 능력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상대의 자질을 사랑하지 않으면, 아무리 영리해도 크게 미혹된다. 함육하는 일을 하되 ‘함육자’의 자리를 세우지 않는 것—그 흔적 없음이 19장부터 이어진 이 묶음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