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의 실제 역사를 읽다 · 역사 읽기 03
밀가루 한 포대가 제재를 통과하기까지
석유는 팔 수 있어도 판매대금은 관리 계좌를 거쳐야 했다. 식량은 들어와도 삶에 필요한 것이 식량뿐인 것은 아니다. 석유·식량 교환계획을 따라 공동 결정이 식탁에 닿는 길과 식탁에서 결정을 되묻는 길을 살핀다.
1997년 3월, 석유·식량 교환계획에 따른 첫 식량이 이라크에 도착했다. 이름만 들으면 석유를 내보내고 식량을 들이는 직접 교환처럼 보인다. 실제로 거쳐야 하는 길은 훨씬 길었다.[1]
먼저 석유 수출을 허가받고 그 판매대금을 유엔이 관리하는 에스크로 계좌에 넣어야 했다. 물품 구매 신청이 절차를 통과한 뒤에야 운송과 배급이 이어졌다. 주로 쓰인 돈은 이라크가 자기 석유를 팔아 번 돈이었다. 외부에서 기부한 식량을 나눠 주는 일처럼 단순하지 않았다.[3]
밀가루 한 포대가 이 길을 가는 모습을 따라가면 서로 다른 질문을 만나게 된다. 누가 반입을 허용하고 돈의 쓰임을 결정하며 운송을 맡는가. 늦거나 부족하거나 도착해도 생활의 어려움이 풀리지 않을 때, 누가 처음의 체계를 다시 살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가.
밀가루가 도착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식량을 보낼 수 있는 체계와, 그 체계의 영향을 받는 사람이 자기 문제를 결정하는 쪽으로 돌려보낼 수 있는 체계는 같은 것이 아니다.
국가에 내린 금지가 생활 속으로 들어왔다
이라크가 단지 제재를 받은 쪽이었다는 데서 역사를 시작할 수는 없다. 1990년 8월 이라크는 쿠웨이트를 침공했다. 8월 6일 안전보장이사회는 유엔헌장 제7장에 따라 결의 661호를 채택하고 무역·자금 제한으로 이라크가 철수 요구를 지키고 쿠웨이트 합법 정부의 권한을 회복하도록 하려 했다. 한 국가가 무력으로 이웃 나라를 침범했다는, 빠뜨릴 수 없는 발단이 있었다.[2]
결의는 정해진 범위의 무역과 자원 공급을 각국이 막도록 요구했다. 동시에 엄격히 의료 목적으로 쓰이는 물품은 예외로 두었고 식품은 인도적 상황에 따른 예외를 인정했다. 문언상 모든 약과 모든 음식의 반입을 금지한 명령은 아니었다. 하지만 예외가 적혀 있다는 것과 병원·가정이 실제로 필요한 물품을 얻는 것 사이에는 돈과 허가, 운송과 시설이 남아 있었다.[2]
명령은 뉴욕에서 멈추지 않았다. 각국이 통제할 수 있는 무역과 지급, 운송 과정에서 제한을 집행해야 했다. 공동 결정은 이런 구체적인 행동을 따라 현실의 제약이 된다. 마지막 관문을 각국이 지킨다고 국제적 결정에는 영향력이 없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집행하는 쪽에도 각자의 몫이 있다. 제한의 출처와 국내 시행 방법, 어떤 물품을 승인할 수 있는지, 어디서 지연이 생겼는지를 따로 추적해야 한다. 공동으로 정했다는 이유가 개별 집행을 자동으로 면책하지 않으며, 국내에서 집행한다고 공동의 제도를 설계한 쪽이 더는 답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아니다.
1991년 전쟁 뒤, 유엔의 여러 기관이 참여한 조사단은 이미 심각한 인도적 재난의 위험을 경고했다. 그해 이라크가 제한적으로 석유를 팔아 인도적 필요를 충당하는 방안이 제안되었으나 이라크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1995년 결의 986호로 석유·식량 교환계획이 만들어졌고, 1996년에 이행 협의가 이루어져 석유 수출이 시작되었다. 식량은 그다음 해에 도착했다.[3]
날짜 사이의 시간은 공백이 아니다. 뒤에 방안이 생겼다고 초기의 어려움이 제때 처리된 것은 아니다. 정부가 방안을 거절했던 일도 잘라 내서는 안 된다. 그래야 한쪽만 선택한 것 같은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누가 달리 행동했어야 하는지 말하려면, 각자가 이미 내린 결정을 먼저 그림 안에 남겨야 한다.
전쟁을 다시 일으키고 싶지는 않지만 침략을 보고도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 사람에게 경제적 압박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 이유는 진지하게 받아들일 만하다. 그러나 폭탄을 쓰지 않는다고 생활의 비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압력이 생기는지와 주로 누가 그 압력을 받는지는 나누어 보아야 한다.
식량이 있어도, 삶에 필요한 것은 더 있다
에스크로 계좌는 석유 판매 수익 일부를 인도적 물품 수입에 연결하고 사용처를 통제했다. 중남부에서는 이라크 정부가 배급을 시행하고 유엔이 관찰했으며, 북부 세 주에서는 유엔이 계획을 시행했다. 나라 전체의 식량을 한 기관이 한 방법으로 보냈다고 하면 실제 책임 분담을 틀리게 쓰게 된다.[3]
판매 수익과 승인, 도착은 같은 숫자가 아니다. 유엔의 2003년 사업 정리는 승인된 계약, 이미 도착한 물품, 아직 생산·운송 중인 공급을 구별하며 판매 수익이 유가와 수출 조건에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한다. 승인 하나를 밀가루 한 포대가 이미 손에 들어온 것으로 세어서는 안 된다.[1]
계약을 심사하는 방식도 바뀌었다. 2002년 새 절차가 시행된 뒤에는, 종전처럼 인도적 물품 계약 대부분이 제재위원회로 가는 것이 아니라 주로 물품심사목록에 든 품목을 포함한 계약이 심사를 받게 되었다. 고정된 승인 장면 하나로 계획의 모든 시기를 덮을 수 없다.[1]
단지 서류가 번거롭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어떤 관문을 완화하고 남기는지에 따라 무엇이 언제 도착하는지가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자금이 없거나 물품이 오지 않았다면 승인된 계약을 하나 더 늘린 것만으로 생활의 보장도 같은 양만큼 늘지는 않는다.
식량 배급은 실제로 많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었다. 제재 속의 계획이라는 이유로 아무 가치도 없었다고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사람은 열량만 채우면 마무리되는 표가 아니다. 배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것과, 자기 수입으로 적절한 식품을 사고 일을 하며 가족을 돌볼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삶이다.
2003년 9월 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의 현지 평가는 식량 공급과 사람들이 식량을 얻을 능력을 특별히 구별했다. 시장이나 국내 생산에 식량이 있어도 가정에 구매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보고서는 전쟁과 제재, 가뭄과 경제 쇠퇴를 함께 논의했으며 하나의 원인만으로 모든 어려움을 설명하지 않았다.[4]
서로 대신할 수 없는 구분이 있다. 식량을 가져온 일은 긍정할 만하다. 사회가 왜 배급에 이만큼 의존하게 되었는지는 여전히 물을 만하다. 앞의 일을 인정한다고 뒤의 질문을 그칠 필요는 없으며, 뒤를 지적하려고 실제로 도착한 물품을 가볍게 여길 필요도 없다.
생활의 회복은 물품 목록보다 긴 일이다. 급수와 전력, 의료와 수입이 맞물려 있다. 식량이 더 생기는 것은 중요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망가진 생활의 연결망을 돌려놓을 수는 없다. 구호를 거부하자는 것이 아니라, 구호가 해낸 부분을 나머지까지 모두 끝난 것처럼 쓰지 말자는 것이다.
근거가 흔들리는 숫자에 글을 맡기지 않기
이라크 제재에서 가장 유명하고 확인 없이 되풀이되기 쉬운 논쟁 가운데 하나가 아동 사망이다. 2000년 알리와 샤는 1999년 조사에 근거한 연구에서 중남부의 아동 사망률이 전쟁과 제재 시기에 크게 올랐다고 보고했다. 당시에 널리 영향을 준 연구 결론이었으므로 없었던 일처럼 다룰 수 없다.[5]
하지만 그것을 지금 확정된 손실의 총계로 그대로 삼을 수도 없다. 2017년 다이슨과 체토렐리는 전후의 여러 가구조사를 비교해, 과거에 주장된 장기간의 큰 상승 추세를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1999년 중남부 자료가 조작되었다는 중대한 판단도 제시했다. 논거를 갖춘 연구 비판으로서 누가 언제 내놓았는지를 밝혀야 한다. 법원이 이미 인정한 사실로 슬쩍 바꾸어서는 안 된다.[6]
그래서 이 글은 충격적인 아동 사망 총수로 전체 이야기를 대신하지 않는다. 후일의 비판을 1991년에 옮겨 당시 사람들이 나중의 연구를 모두 알았던 것처럼 쓰지도 않는다. 새로운 분석으로 흔히 쓰이던 수치가 유지되기 어려워졌다고 전쟁과 경제 제한, 생활의 어려움이 한 번도 없었던 것이 되지는 않는다.
악화된 시기 하나를 보고 각각의 손실 가운데 얼마가 제재, 전쟁 파괴, 정부의 선택, 다른 조건 때문인지 곧바로 계산할 수도 없다. 정밀한 척하지 않겠다는 것은 책임 조사를 거부하는 태도가 아니다. 오히려 책임을 묻는 모든 단계에 그에 맞는 증거를 요구하는 것이다.
거대한 숫자 없이도 구체적인 질문을 할 수 있다. 배급을 받은 사람은 자기가 받은 영향을 이유로 독립적인 곳에 자신에게 적용된 체계의 심사를 요구할 수 있었을까.
여기서 인용하는 제재 결의와 물품 신청 절차에는 국가 보고와 계약 신청, 심사와 지급이 있다. 신청은 흔히 상주 대표부나 유엔 기관이 냈다. 그렇다고 일반 주민이 포괄적인 제재로 입은 손해를 직접 청구해 배상 재판을 받는 개인의 법정이 된 것은 아니다.[2][7]
누구도 말할 수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 연구자는 조사하고 구호기관은 보고하며 국가는 조정을 요구할 수 있었다. 주민의 표현도 완전히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곤란을 대신 보고하는 것과, 자기 청구를 다룰 절차를 본인이 시작하는 것은 다르다. 여기서 묻는 것은 뒤의 길이며, 세상에 다른 목소리가 없었다고 선언하는 것이 아니다.
나중의 카디 사건에 등장하는 개인의 명단 삭제 절차를 이 역사에 원래 있던 문처럼 보태기도 어렵다. 무역 전반을 제한받는 주민은 한 명씩 삭제를 신청할 수 있는 대테러 명단의 이름이 아니다. 표적을 좁히면 어떤 파급 비용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다른 질문이 생긴다. 왜 하필 이 사람인가.
따라서 카디와 함께 읽는다고 나쁜 제재에서 좋은 제재로 가는 직선을 찾았다는 뜻은 아니다. 대상과 압박 방법, 이용 가능한 법질서가 다르다. 결정할 때 한 사람의 처지를 어떻게 포함하고, 그 사람이 자기 문제를 다시 보아 달라고 요구할 기회를 어떻게 얻는지를 비교하려는 것이다.
밀가루 한 포대가 제재를 통과해 도착하기까지는 많은 사람이 일을 해내야 한다. 도착한 밀가루는 실제 지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식탁이 길의 끝은 아니다. 그 앞에 앉은 사람은 여전히 물을 수 있다. 왜 이런 삶이 나에게 왔는지, 어느 제한이 아직 필요한지, 누가 내 이유를 듣고 누가 바꿀 능력이 있는지 말이다.
사료와 읽기 안내
실제 역사를 읽는 수필이며, 장면을 꾸며 낸 글이나 현행법 안내가 아닙니다. 사료의 사실, 당시의 법적 판단, 기관의 자체 평가, 필자의 해석을 구별합니다. 기록에 없는 속마음과 대화를 덧붙이지 않으며, 여러 피해자를 합쳐 한 인물로 만들지도 않습니다. 영어판은 영어 독자를 위해 독립적으로 썼고 간체·번체 중국어판에는 모두 전문이 있습니다. 한국어판은 현재의 중국어 수필을 바탕으로 독립적으로 다시 썼습니다. 소재 선정에 도움을 준 초기 조사 보고서는 아래의 원기록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조직을 모두 이론상의 ‘공통의 강제적 상위자가 없는 협력’으로 간주하지도 않습니다. 원한다면 철학적 배경의 앞글 논문(영어·중국어)도 읽을 수 있습니다. 선택해서 더 읽을 거리이지, 역사가 입증해야 할 결론은 아닙니다. 질문을 역사에 비추어 검토하려는 것입니다.
- 유엔 이라크계획실: 사업 개요, 2003년 11월 21일
당시 기관의 정리다. 1997년 3월 첫 식량, 승인과 도착의 차이, 유가 제약, 2002년 물품심사목록 절차를 확인한다. 성과는 기관의 평가이며 제재의 정당성이 입증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661호(1990년): 미국 재무부 보관 전문
1990년 8월 6일. 전문과 결의 본문 제2~7항의 무역·자금 제한, 의료·인도적 식량 예외, 국가의 이행과 위원회 기능을 참조한다. 1990~2003년의 모든 제한이 내내 같았다고 추론하지 않는다.
- 유엔 이라크계획실: 계획의 배경
이라크가 1991년 방안을 거부한 일, 1995년 결의 986호, 1996년 5월 합의와 12월 시행, 관리 계좌의 수입과 지역별 시행 분담을 설명한다. 기관의 역사는 실제 이행 전반에 대한 독립 검증을 대신하지 않는다.
- FAO·WFP: 이라크 작물·식량 공급·영양 평가, 2003년 9월 23일
요점과 제2·8절의 구매력, 배급 의존, 전쟁·제재·가뭄의 복합 영향을 참조한다. 2003년 전쟁 이후의 상태를 1990년대 전체에 거슬러 적용하지 않고, 보고서가 재인용한 1999년 사망률 추정도 채택하지 않는다.
- 알리·샤: 이라크의 제재와 아동 사망률(2000년)
『The Lancet』 355권 1851~1857쪽 원조사 연구의 색인·초록이다. 후에 의문이 제기된 당시 결론을 설명하기 위해 쓰며, 확정된 제재 사망 총수로 삼지 않는다.
- 다이슨·체토렐리: 이라크 아동 사망률과 경제 제재에 관한 인식의 변화(2017년)
『BMJ Global Health』 2:e000311, 저자 소속 대학 저장소의 출판본이다. 후대의 조사 비교와 자료 조작 판단의 저자·날짜를 명시한다. 사법 판단으로 바꾸지 않으며, 이미 기록된 다른 곤란을 지우지도 않는다.
- 유엔 이라크계획실: 물품 신청 절차 편람
서론과 신청·지급 부분. 대표부와 유엔 기관이 물품을 신청하고 상업·관리 계좌의 절차를 처리한다. 주민이 시작하는 손해배상 심리 절차가 아니지만, 이것으로 모든 활동이나 국내 경로가 없었다고 단정하지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