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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 Dubito

SAE 제2비판 · 12 · 여러 법이 함께 있을 때

겹치되, 하나로 통일되지 않는다

보편법의 배타적 효력을 거두면 여러 법 사이에 남는 것은 겹침입니다. 정의가 보장하는 것은 형식뿐이며, 겹침은 간헐적입니다. 미리 전제할 수 없고 만남 속에서 알아볼 뿐, 추론의 전제로 쓸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제각각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누가 틀렸는지에서는 한 걸음 물러서되, 무엇이 검사를 면할 수 있는지에서는 물러서지 않습니다. 겹침 밖의 해악은 외부의 구가 맡습니다.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정하되 해당한다고 판정하지 않고, 대가를 말하되 명령하지 않습니다.

Han Qin ·

남는 것은 겹침

행동론이 넘긴 질문에는 마지막 부분, 보편성과의 관계가 남았습니다. 칸트는 보편적 입법을 자율의 형식으로 삼고, 목적의 왕국을 여러 이성적 존재자가 공통 법칙 아래서 맺는 연합으로 봤습니다. 『제1비판』은 그 검사의 배타적 효력을 거두고 형식을 남겼습니다. ‘보편성은 형식에만 있다. 모든 주체는 자신이 세운 법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자율의 형식이다. 내용은 주체마다 다르다.’ 보편법의 배타적 효력을 거두면, 여러 법 사이에 남는 것은 겹침입니다.

겹침에는 정확한 구조가 있습니다. 정의가 보장합니다. 두 사람이 모두 15DD로 작동할 때 둘 다 타인이 목적임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정의에서 나오는 겹침이며, 분석적으로 참이고 새로운 정보를 주지 않습니다. 형식에만 있습니다. ‘SAE 합의는 태도의 합류이지 명제의 합류가 아니다.’ 간헐적입니다. 두 사람이 함께 15DD로 작동하는 시점과 영역에서만 겹칩니다. ‘한 사람도 시점에 따라 15DD, 14DD, 12DD의 서로 다른 단계로 작동할 수 있다.’

전제할 수 없고, 알아볼 수 있을 뿐입니다. 만남 안에서 각자가 일인칭으로 알아봅니다. 『자신의 법』은 두 15DD 주체가 각각 같은 법칙에 이르더라도 ‘합의도 공유도 아니다. 각자 도달한 것이다. 네가 도달한 것으로 그가 도달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추론의 전제도 아닙니다. ‘너도 나도 사람을 목적으로 대하니 너도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하면, 없는 수평적 효력을 내세운 것입니다.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상대주의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가장 강한 반론을 먼저 한 뒤 답합니다. 너희는 어떤 법도 그것을 거절하는 사람을 구속하지 못하게 한다. 대가는 사람 사이에서 비교할 수 없다고 한다. 밖에서는 그 사람이 15DD로 작동하는지조차 판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남을 지배하는 것을 법으로 삼는 사람과 타인이 목적임을 의심하지 않는 사람은 너희에게 그저 두 갈래이고, 등록될 자격도 같은 것 아닌가. 답은 네 층입니다.

첫째, 겹침은 우연히 맞은 것이 아닙니다. 거기서는 누구도 목적임을 먼저 증명하라고 상대에게 요구하지 않습니다. 이 공통점은 비어 있지 않습니다. 내용이 수렴하지 않아도 형식에서 함께 갖는 그 점이야말로, 사람과 사람이 지내는 데 필요한 것입니다. 둘째, 여럿이라는 것은 동등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등록될 자격은 같아도 효력은 각자의 기록에 따라 따진다. 갈래를 넘는 효력은 여전히 얻어야 한다.’ 지배를 법으로 삼는 사람도 자신이 경계를 그을 때마다 대가를 치릅니다. 셋째, 밖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남의 법은 보지 못해도 그가 누구의 길을 막았는지는 볼 수 있습니다. 상대가 거절하고 수정하고 떠날 통로를 닫거나, 질문받은 뒤 자기 재검토의 문을 닫는 일입니다.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면 이런 독해는 없습니다.

넷째, 거절 능력을 부정하는 지배는 일관되게 서지 못합니다. 입으로 없다고 하는 능력에 계속 대비하므로 기록이 둘입니다. 이 지적은 갈래를 넘어갑니다. 근거는 이 책의 법이 아니라 지배자 자신의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능력을 인정하면서 하는 지배, 즉 아니라고 할 수 있음을 인정하되 목적으로 여기지 않는 지배에는 이 지적이 닿지 않습니다. 이 책은 그가 어디에 서 있는지, 남을 가둘 때 스스로 묶이는 역구속, 밖에 남기는 흔적을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의 이름으로 그 반대편에 섭니다. 근거는 우리가 받아들인, 타인도 목적임을 의심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우리 자신의 받아 맡음이지, 그에 대한 반증을 한 것처럼 꾸미지 않습니다.

한 걸음 양보하고, 한 걸음도 양보하지 않기

넷을 모으면 상대주의와의 경계가 여기 있습니다. 이 책이 거부하는 것은 서로 다른 법이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때문에 어떤 주장이라도 사실과 추론, 자기 전제의 검사를 면제받는 것입니다. 거절하는 사람에게 당위를 말하지 않지만,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고 하지도 않습니다. 각 법이 어디에 서 있고, 무엇을 치르며, 밖에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는 말할 수 있습니다.

‘누가 틀렸는지에서는 이 책이 그에게 한 걸음 양보했다. 무엇이 검사를 면할 수 있는지에서는 한 걸음도 양보하지 않는다.’ 능력을 인정하며 지배하는 사람이 틀렸다고 이 책은 말하지 못합니다. 갈래를 넘어 우열을 판정할 기준이 없으며, 우리가 반대편에 서도 그 기준이 보충되지는 않습니다. 말할 수 있는 이 여러 가지가 있다고, 그를 대신해 법을 세울 자격까지 얻지도 않습니다.

그가 틀렸다고 말하지 못하고 대신 법을 세우지도 못하는 것은 이 책이 치르는 대가입니다. 숨기지 않습니다. 거절하는 사람은 이 책의 법에 구속되지 않으며, 그가 남에게 주는 해악을 겹침 안에서는 막지 못합니다. 칸트는 다른 대가를 치릅니다. 모든 이성적 존재자를 구속할 법 하나와, 연역을 요구하지 않고 스스로 확립하는 출발점입니다. ‘두 대가는 각자의 기록에 남는다.’

겹침 바깥에서

따라서 경계가 하나 생깁니다. 각자의 법은 겹침 안에서도 밖에서도 자신을 다룹니다. 겹침이 닿지 않고 거절자의 법도 막지 못하는 부분, 즉 그가 남에게 주는 해악은 외부의 구가 맡습니다. 자료에 이대로 적힌 문장은 아닙니다. 이 책이 네 곳을 합쳐 세우고 근거를 밝힙니다. 『자신의 법』은 ‘법률은 외부의 구다……자기가 도덕이라 자처하지 않고, 규칙이며 어기면 결과가 있다고 말할 뿐이다’라고 했습니다. 법학은 ‘법은 15DD의 바닥이지 천장이 아니다’라고 했고, 법을 지키는 것은 ‘상대가 법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 했습니다. 충돌론은 법이 ‘우리가 없을 때 대신하는 것과 발판이지, 우리 자체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권리론에는 확인과 법정이라는 두 처리가 있습니다.

이 주장도 반대자와 대가를 함께 가집니다. 반대자는 칸트입니다. 하나의 보편법칙이 받아들이는 사람과 거절하는 사람을 함께 구속한다는 입장입니다. 겹침 밖의 구속은 제도로 따로 세워야 합니다. 구에 맡긴다고 그 구의 정당성과 실효성이 증명된 것은 아니며, 거꾸로 사람을 지배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아닙니다. 겹침이 없다고 모든 일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뜻도 아닙니다. 거절하고 협력하지 않고 떠나면 끝나는 일이 많습니다. 제도의 이론은 별도의 자리, 제도론과 정부론에 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서 절차로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합의가 제3의 일인칭 입법자를 자동으로 낳지는 않는다.’ 둘이 합의한 것은 ‘함께 하는 일이지, 공동의 법이 아니다’. ‘제도는 사람들이 서로 만나게 할 수 있지만 둘을 대신해 “우리”를 만들 수는 없다.’ 갈래를 넘는 효력도 주장할 수 있지만, 얻어야 합니다. 거절 능력을 부정하는 지배에 대한 지적은 지배자 자신의 행동에 근거해, 영역 안 영점과 함께 갈래를 넘어갑니다. 넘어가는 것은 진단이지 법이 아닙니다. 건너간 뒤에도 누구를 처분할 권한은 따르지 않습니다.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정하되, 해당한다고 판정하지 않기

밖에서 어떤 사람이 지금 15DD로 작동하지 않는다고는 판정할 수 있지만, 작동한다고는 판정할 수 없습니다.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정에는 확실한 것이 필요합니다. 이번 작동에서 어떤 것이 필요조건인지, 그리고 그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점이 둘 다 먼저 독립적으로 확인되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그가 상대의 거절과 수정, 떠남의 통로를 막은 경우입니다. 일반적인 위험의 흔적만 봤다면 방향 보고입니다. 충돌론은 가장 분명한 흔적 하나를 들었습니다. 멈춤을 선언하면서 동시에 모든 재검토 통로를 닫으면 ‘그 멈춤이 사실은 질질 끄는 것일 수 있다는 강한 위험 신호’입니다. 공적 신뢰를 크게 낮추기에 충분하지만, ‘주체의 내부 분류를 대신 끝낼 만큼은 아니다’. 둘 다 철회할 수 있고, 되돌릴 수 없는 최종 상태가 없습니다. ‘단서는 판단 기준이 아니고, 흔적도 판결이 아니다.’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정한 뒤에도 할 수 있는 것은 자기 법이 허용하는 일입니다. 협력하지 않기, 떠나기, 반대하기. ‘떠남은 순전히 물리적 통신 경로를 묵음으로 만드는 일, 물리적 단절이지 존재론적 판결이 아니다.’ 여기 서 있는 사람 스스로 취소할 수 없는 경계가 있습니다. 상대가 아니라고 할 통로를 닫지 않습니다. 상대가 거절했다고 추가 결과를 주지도 않습니다. 떠남은 내가 더는 힘을 보태지 않는 일입니다. 추가 결과는 그의 거절에 대신 벌을 정하는 일입니다.

이 책은 한 문장으로 끝납니다. 여러 법은 겹치되 통일되지 않는다.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정하되 해당한다고 판정하지 않는다. 대가를 말하되 명령하지 않는다. 독자가 읽었다는 이유로 이 책의 법이 독자에게 효력을 갖지는 않습니다. 독자는 자기 법으로 읽습니다. 맞는 조항을 스스로 받아들였을 때에만 그 조항이 자기 법 안에서 작동합니다. 닿지 않는 곳에서는 자기 법대로 다른 길을 갑니다. 이 책은 그 갈래를 조건과 대가와 함께 등록합니다. 도덕률에도 가까운 문장이 이미 있었습니다. ‘독자는 독립적인 입법 주체로서 자신의 판본을 펼친다. 대안을 환영한다.’

출처와 읽기 안내

이 연작은 중국어 원저 『SAE 제2비판』을 바탕으로 쓴 독자용 산문입니다. 논증 전체를 확인할 권위 있는 기준은 원저입니다. 한국어판은 이미 공개된 중국어 산문을 바탕으로 독립적으로 다시 쓴 글이며, 원저 전체를 옮긴 번역은 아닙니다. 기존 영어판도 영어권 독자에게 맞춰 독립적으로 썼고, 중국어 간체판과 번체판에는 전문이 실려 있습니다. 열두 편이 함께 읽는 원저는 한 권입니다. 중국어 원저 읽기 ↗ · DOI ↗

중국어 원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