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와 구조 · 고대 이야기 · 19편 · 15 / 19
에코와 나르키소스 — 한쪽은 반복만 하고 다른 쪽은 반사된 자기만 사랑한다
관계는 다른 중심에서 온 답이 내 목소리와 같지 않아도 허용될 때 시작된다.
이야기의 장면
에코는 남의 마지막 말만 되풀이할 수 있고 나르키소스는 물에 비친 자신을 사랑한다. 그녀에게는 자기 문장이 없고 그에게는 자기와 다른 대답을 받을 자리가 없다.
다르게 읽기
두 고독은 같은 곳에서 닫힌다. 상대가 내 말을 반복하거나 내 모습만 돌려준다면 두 목소리는 함께 자라지 못한다.
남는 질문
공명은 동일함이 아니다. 예상 밖의 답과 거절과 침묵을 관계의 실패가 아니라 정말 다른 사람이 있다는 증거로 들을 수 있을까.
중문·영문 독해를 바탕으로 한국어로 독립 재구성했다. 서로 다른 전승을 하나의 교리로 합치지 않고 각 장면이 남기는 질문을 열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