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의 실제 역사를 읽다 · 역사 읽기 08
강에 남겨 둘 물의 양은 누가 정할까
물을 다른 곳으로 돌려 전기를 생산할 수는 있어도 원래의 강줄기가 지도에서만 흐르게 할 수는 없다. 중재는 어떻게 취수에 선을 그었으며, 왜 그 뒤의 강과 사람들의 삶까지 모두 결정하지는 못했을까.
초당 9세제곱미터. 2013년의 중재판정문에 적힌 이 숫자는 수력발전 시설이 댐 아래의 원래 강줄기로 흘려보내야 할 물의 양이다. 강의 모든 가치에 붙인 가격도, 두 나라가 마침내 절반씩 나누어 가졌다는 상징도 아니다. 조건이 붙은 운영상의 제한이다.[3]
같은 강을 인도에서는 키셴강가, 파키스탄에서는 닐럼이라고 부른다. 발전을 위해 다른 물길로 물을 돌리면 원래 강줄기에 흐르는 양이 달라진다. 두 나라는 각각 공사를 결정할 수 있지만, 물은 상류의 결정과 하류의 결과를 서로 상관없는 두 몫으로 나누어 주지 않는다.
아무 규칙도 없었던 곳은 아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1960년 9월 19일 카라치에서 「인더스 수자원 조약」에 서명했다. 1961년 비준서를 교환해 발효했고 효력은 1960년 4월 1일로 소급되었다. 세계은행도 특정 사항에 관해 서명했다. 날짜부터 적는 까닭은 나중의 중재가 그때그때 급히 불러온 중재자의 권유였다고 오해하지 않기 위해서다.[1]
약속을 맺었다고 분쟁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조약 이전에도 세계은행은 두 나라 사이의 오랜 조정과 협상에 참여했다. 은행의 기록은 이 문제를 분할독립 뒤의 용수 갈등 속에 놓는다. 이미 연결된 관개시설 위로 새 국경이 그어졌다. 정치적 경계가 바뀌었다고 기존의 연결이 저절로 재편되지는 않았다. 두 정부가 우호적인 모습을 보일 의향이 있느냐를 넘어 실제 생활이 걸린 어려움이었다.[5]
조약은 동부와 서부 하천의 이용을 배분하면서, 상대에게 배분된 강에서도 각국이 특정 용도로 물을 쓸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이쪽의 물은 한 방울도 빠짐없이 이쪽 것이라는 말도, 상류에 있으면 하류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말도 아니었다. 훗날 키셴강가 사업에서 문제가 된 것은 이런 허용과 제한을 함께 어떻게 읽을 것인가였다.[2]
이 사업은 인도가 통제하는 지역에서 물을 끌어 터널로 보내 발전에 쓰고 다른 지류로 내보내려 했다. 파키스탄은 원래 강줄기에 남을 물과 자국의 하류 수력발전에 미칠 영향을 걱정했다. 두 나라가 전에 없던 새 이익을 나누는 문제가 아니었다. 한 가지 이용 방식이 이미 다른 이용의 조건을 바꾸고 있었다.[3]
‘우리 공사다’라는 말로 변화의 영향이 어디에 미치는지까지 답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하류가 영향을 받는다’는 말에서 상류의 모든 공사를 금지해야 한다는 결론이 저절로 나오지도 않는다. 두 말 가운데 하나만 고르게 하면 목소리가 큰 쪽의 말이 다른 말을 삼켜 버리기 쉽다. 조약이 하는 일에는 양쪽이 매번 누가 발언할 자격이 있는지부터 다시 다투지 않게 하는 것도 포함된다.
조약은 상설위원회를 두었고, 성격이 다른 이견을 다룰 중립 전문가와 중재 등의 경로도 마련했다. 모든 사안이 똑같은 순서로 거쳐야 하는 상소 절차처럼 그려서는 안 된다. 중립 전문가와 중재재판소가 같은 기관의 다른 이름인 것도 아니다. 각각 조약이 정한 대상과 권한이 있다.[2][4]
세계은행은 그 모두 위에 있는 수자원 정부가 아니다. 조약 성립을 도왔고 조약에 따라 일부 절차에서 인선 등의 역할을 맡지만, 모든 발전소의 운영 방식을 대신 결정하는 최고 심판자는 아니다. 여기서 인용하는 2018년의 은행 설명은 역할을 밝히기 위한 것이다. 그 웹페이지가 다루는 나중의 분쟁을 2013년의 사건 속에 거슬러 넣지는 않는다.[4]
파키스탄은 2010년 5월 17일 중재를 청구했다. 조약에 따라 일곱 명으로 구성된 중재재판소가 설치되었고 상설중재재판소가 사무국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름에 재판소가 들어간다고 헤이그의 상설 세계 수자원 법원이 강을 넘겨받은 것은 아니다. 국제사법재판소와도 구별해야 한다.[3]
2011년의 잠정조치 역시 공사를 모두 즉시 멈추라는 명령은 아니었다. 중재재판소는 나중의 판정을 이행하는 데 지장을 줄 수 있는 일부 영구 시설 공사를 제한하면서 다른 공사는 정해진 조건 아래 계속하도록 했다. 당장 선택의 가능성을 남겨 두는 일은 최종적으로 어느 나라가 이길지 미리 정하는 일과 다르다.[3]
물을 돌려도 된다면, 얼마를 남겨야 할까
2013년 2월의 부분판정은 인도가 조약의 조건 아래 이 사업을 위해 물을 돌릴 권리를 인정하면서 최소 유량을 유지하도록 요구했다. 허용과 제한이 함께 나왔다. 한쪽에 전권을 먼저 준 다음 다른 쪽이 추가 배려를 청한 것이 아니다. 퇴적물을 배출하기 위해 저수지 수위를 낮추는 별도의 분쟁에도 따로 판단을 내렸다. 이 모든 결과를 ‘승리’ 한마디에 넣을 수는 없다.[3]
하지만 그날 최소량까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양쪽은 수문·발전·환경 자료를 더 내야 했고 상대의 자료에 의견을 밝힐 수 있었다. 재판소는 물을 남겨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정확한 숫자를 적을 근거까지 충분히 갖추었다고 가장하지 않았다.[3]
승패로 정리한 뉴스에서는 이 단계가 쉽게 빠진다. 어떤 요구를 원칙상 인정하는 일과 특정 강 구간에서 실행할 수 있는 경계로 만드는 일은 서로 다른 작업이다. 뒤의 작업이 없으면 하류를 고려한다는 말은 듣기 좋은 문구에 그칠 수 있다. 앞의 작업이 없으면 우선 편한 숫자를 계산하고 나중에 이유를 붙이게 될 수도 있다.
환경도 모두가 동의할 답을 스스로 보내 주지는 않았다. 모형과 제한된 현지 자료, 갈수기의 영향, 발전 수요를 비교해야 했다. 판정은 추정에 따르는 불확실성을 인정했다. 어느 생태 모형 하나가 강에 관해 해야 할 말을 모두 끝냈다고 선언하지 않았다.[3]
같은 해 12월 20일 최종판정은 초당 9세제곱미터라는 요구를 정했다. 조건까지 함께 읽어야 한다. 댐 바로 위에서 들어오는 하루 평균 유량이 초당 9세제곱미터 이상이면 하류의 원래 강줄기로 최소한 초당 9세제곱미터를 방류해야 한다. 유입량이 9보다 적으면 하루 평균 유입량 전부를 흘려보내야 한다.[3]
물이 적게 들어와도 없는 물에서 9세제곱미터를 만들어 내라는 뜻은 아니다. 9보다 적으니 한 방울도 남기지 않아도 된다는 뜻도 아니다. 인더스강의 모든 구간에 이제부터 9라는 단일 기준을 쓰라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한 장소와 한 사업, 특정 자료가 뒷받침한 제한을 세상의 모든 강에 맞는 답으로 써서는 안 된다.
재판소는 환경만을 유일한 기준으로 삼아 조약이 명시한 발전 권리를 없애지 않았다. 발전을 허용했다는 이유로 환경에 필요한 물을 지우지도 않았다. 독자는 그 균형 잡기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먼저 어떤 권한을 부여받아 어떤 조약을 해석했으며 무엇까지 결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는 않았는지 보아야 한다.
자연과학의 발견 하나가 그대로 법적 명령이 된 이야기는 아니다. 자료는 유량별로 어떤 결과가 생길지 설명하는 데 쓰였고, 조약은 어떤 권리와 의무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지 정했다. 최종 숫자에는 증거와 근거 있는 판단이 함께 들어 있다. 그중 일부를 ‘전문가가 계산해 두었다’는 말 뒤에 숨겨서는 안 된다.
강에서는 이 숫자가 시설을 어떻게 운영할지를 뜻한다. 독자에게는 어떤 권리도 무한히 펼쳐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다른 이용 방식과 생존 조건을 지도에서 지워도 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의 방법 역시 ‘전부 멈추라’만 남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 어디에 얼마를 남기고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까지 질문을 밀고 갈 수 있다.
일곱 해 뒤에는 다시 살펴야 할 수도 있다
최종판정에는 문이 하나 더 남았다. 발전을 위한 취수를 시작한 뒤 일곱 해가 지나면 어느 쪽이든 최소 유량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때 상설위원회와 조약의 절차를 통해 요청할 수 있다. 2013년 판정일부터 단순히 일곱 해를 세는 것이 아니다. 일곱 해가 되면 원래 요구가 자동으로 효력을 잃는 것도 아니다.[3]
이유는 어렵지 않다. 강의 실제 변화와 환경 자료, 이용 조건은 달라질 수 있다. 이미 내려졌다는 이유만으로 현실에 맞지 않게 된 판정을 끝없이 연장해서는 안 된다. 안정은 중요하지만 앞으로 나올 모든 자료를 미리 무관한 것으로 선언하는 것이 안정은 아니다.
구속력이 있다고 영원히 다시 다룰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두 나라는 앞서 중재에 합의했으므로 구체적인 판정은 내킬 때만 듣는 권고가 아니다. 정해진 경로에서 재검토를 요청하는 것도 원래 판정이 없었던 척하는 행위는 아니다. 합의한 범위 안에서 계속 물을 수 있는 것과 일방적으로 이행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다르다.[2][3]
파키스탄은 별도의 감시 체계도 요청했다. 중재재판소는 정보 교환과 용수 감시를 기존 상설위원회 및 조약의 의무에 맡겼고 특별 감독제도를 새로 만들지 않았다. 방류했는지는 믿는다는 말만으로 확인할 수 없다. 그렇다고 누가 확인할 것인지에 관해 이 판정이 언제든 제한 없이 새 권한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3]
조약에는 이미 수위와 유량, 저수지의 취수·방류 등에 관한 정보 교환과 일정한 현장 시찰이 규정되어 있었다. 조문이 존재한다고 그 뒤의 모든 날에 이행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재판소가 그 조문을 가리켰다고 우리가 이후 실제 운영까지 검증한 것도 아니다.[2]
여기서는 당사국과 강가의 사람을 나누어 보아야 한다. 이 중재의 청구인은 파키스탄이고 상대는 인도다. 사업의 영향을 받는 주민이라고 해서 이 국가 간 중재에 자기 이름으로 참여해 자신의 이주 대책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당사자 자격이 저절로 생기지는 않았다. 판정문에 적힌 두 나라는 모든 개인 청구의 결말을 대신 써 줄 수 없다.
이 한계도 과장해서는 안 된다. 이 중재에서 개인 당사자 자격이 없다고 국내의 행정·사법 경로가 모두 없다는 뜻은 아니다. 어느 가정의 보상과 이주, 생계를 판단하려면 그 사안의 자료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이 글은 자료에 없는 주민의 사연을 짜깁기하지 않고 이미 보상을 받았다는 영수증을 대신 만들어 주지도 않는다.
국가 간 절차는 중요한 일을 실제로 해내면서도 사람의 문제까지 끝내지는 못할 수 있다. 이 중재는 취수에 경계를 세우고 자료와 이유를 재판에 들어오게 했다. 하지만 영향을 받는 누구나 직접 열 수 있는 청문은 아니었고, 모든 생활상의 손실을 이미 처리한 항목으로 바꾸어 놓지도 않았다.
뒤의 한계를 본다고 앞의 성과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모든 문제가 해결되어야만 협력이라면 이 경계는 아무 쓸모 없는 것으로 불릴 것이다. 두 나라가 판정문 한 장을 받았으니 전부 해결되었다고 하면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은 두 국명 뒤로 사라진다. 우리는 약속이 유효하다는 것과 모든 사람에게 답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함께 인정할 수 있다.
이 글의 서술은 2013년 판정에서 멈춘다. 이후의 시설 운영과 재검토 신청 여부, 조약의 효력이나 절차에 관한 뒤의 분쟁에는 별도의 자료가 필요하다. 두 나라가 2013년 중재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오늘의 모든 분쟁에 대한 최종 답으로 쓰지 않으며, 나중에 분쟁이 생겼다고 당시 해낸 일을 지우지도 않는다.
새우 사건과 나란히 읽어도 두 이야기에 같은 모범답안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나는 보호 목적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 묻고, 다른 하나는 이용할 권리에 어떻게 구체적인 한계를 둘 것인지 묻는다. 절차에 들어가는 길과 권한, 결과도 다르다. 공통점은 정당하게 들리는 한마디가 다른 사람이 실제로 감당하는 몫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초당 9세제곱미터는 강에 이제 아무 일도 없다는 증거가 아니다. 충분히 구체적으로 쓰였으면서 다시 살필 조건도 남긴 경계다. 읽고 나서도 계속 물을 수 있다. 남긴 물을 확인할 수 있는가. 조건이 달라지면 누가 다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가. 두 나라의 자리에 앉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기 삶이 판정문 배경의 풍경으로만 남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료와 읽기 안내
실제 역사를 읽는 수필이며, 장면을 꾸며 낸 글이나 현행법 안내가 아닙니다. 사료의 사실, 당시의 법적 판단, 기관의 자체 평가, 필자의 해석을 구별합니다. 기록에 없는 속마음과 대화를 덧붙이지 않으며, 여러 피해자를 합쳐 한 인물로 만들지도 않습니다. 영어판은 영어 독자를 위해 독립적으로 썼고 간체·번체 중국어판에는 모두 전문이 있습니다. 한국어판은 현재의 중국어 수필을 바탕으로 독립적으로 다시 썼습니다. 소재 선정에 도움을 준 초기 조사 보고서는 아래의 원기록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조직을 모두 이론상의 ‘공통의 강제적 상위자가 없는 협력’으로 간주하지도 않습니다. 원한다면 철학적 배경의 앞글 논문(영어·중국어)도 읽을 수 있습니다. 선택해서 더 읽을 거리이지, 역사가 입증해야 할 결론은 아닙니다. 질문을 역사에 비추어 검토하려는 것입니다.
- 유엔 조약집: 인더스 수자원 조약 등록 제6032호
1960년 9월 19일 카라치 서명, 1961년 1월 12일 발효, 1960년 4월 1일로 소급하는 효력을 확인한다. 이 등록 기록은 조약의 현재 효력을 판단한 판결이 아니다.
- 1960년 「인더스 수자원 조약」: 정본 영어 본문과 부속서
제2~3·6·8~9조와 부속서 G, 특히 판정의 최종성과 구속력을 정한 제23항을 확인한다. 서로 다른 절차를 반드시 차례로 올라가야 할 상소 단계로 쓰지 않는다. 국가 간 중재가 개인 당사자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지는 않지만, 여기서 모든 국내 구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지도 않는다.
- 유엔 『국제중재판정집』 제31권: 키셴강가 사건의 2011~2013년 절차와 판정
편집자의 요약만이 아니라 판정 원문을 확인한다. 2011년 9월 23일 잠정조치, 2013년 2월 18일 부분판정의 제451~463항과 주문, 2013년 12월 20일 최종판정의 제97~122항과 인쇄본 358쪽 주문이 특히 중요하다. 초당 9세제곱미터는 하루 평균 유입량이 적을 때의 조건까지 함께 읽어야 한다. 일곱 해는 취수 시작부터 세며 판정일부터 세지 않는다. 상설중재재판소의 사무국 서비스는 국제사법재판소의 재판과 다르다. 영토의 귀속이나 이후 이행 여부를 이 자료로 판정하지 않는다.
- 세계은행 설명: 조약과 은행의 제한된 절차적 역할(2018년 6월 11일)
역할을 밝히는 회고적 제도 설명으로 사용한다. 2013년 뒤의 변화를 당시 이미 있었던 사실로 옮겨 놓지 않는다. 페이지에서 다루는 나중의 발전소와 절차 분쟁은 이 글의 역사적 시한 밖이며, 기관이 스스로 내린 성공 평가도 그대로 채택하지 않는다.
- 세계은행그룹 기록관: 인더스 유역 협상에서의 조정
분할독립 뒤의 관개 연결과 조약 이전의 조정 배경을 확인하는 기관 기록이다. 합의 성립을 도왔다고 당사국이나 모든 강물 이용을 계속 통치할 권한을 얻은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