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 DubitoEssays in the Self-as-an-End Tra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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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한구석에》 읽기

Han Qin (秦汉) · 한국어판 · 2026-10-09

줄곧 밥을 지어 온 한 사람에게서 출발하는 세 편의 글이다. 남들이 대신 정해 준 삶 속에서 스즈가 어떻게 자기 세계를 만들어 가는지, 오른손을 잃은 뒤 무엇이 남는지, 그리고 항복 방송을 들으며 어떻게 그토록 오래 견딘 이유가 날아가 버리는 것을 보게 되는지 읽는다.

《이 세상의 한구석에》(この世界の片隅に)는 전쟁을 한 집안에서 되풀이되는 노동 속에 놓는다. 쌀, 나물, 바느질, 줄 서기, 경보, 그리고 한눈팔 수 없는 솥 하나. 이 작은 단위가 역사를 축소하는 것은 아니다. 역사가 어떻게 먼저 사람의 손에 들어오고, 그다음 그 사람의 정치적 언어에 들어오는지 드러낸다.

세 글은 코우노 후미요(こうの史代)의 원작 만화와 카타부치 스나오(片渕須直)의 2019년 확장판 영화 《이 세상의 (그리고 다른 세상의) 한구석에》(この世界の(さらにいくつもの)片隅に)를 주된 텍스트로 삼고, 2016년 극장판의 중요한 삭제와 변경도 살핀다. 스즈를 순진함이나 죄책, 꿋꿋함의 상징 하나로 줄이지 않는다. 그녀가 만들어 낸 것, 잃은 것, 알게 된 것, 그러고도 계속 해 나가는 일을 따라간다. 결말을 포함한 작품 전반의 내용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