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 DubitoEssays in the Self-as-an-End Tradition
← SAE 가치론
SAE 가치론 · 한국어 독립 재구성판
03 / 08

가치는 어떻게 생기고 인정되는가

Han Qin (秦汉)

원천은 자리를 만들고, 발생은 그 자리를 채운다

어떤 원천을 지녔다고 해서 구체적인 가치까지 이미 가진 것은 아니다. 한 내용이 먼저 내 시야 안에 후보로 나타나야 한다. 그리고 내가 자기 법 안에서 그것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나에게 중요한 것’이 된다. 출현은 후보를 만들고, 1인칭 수용은 내 가치로 만든다.

후보는 몸의 느낌, 기억, 오래된 질문에서 올라올 수도 있고 가족, 학교, 책, 제도에서 들어올 수도 있다. 바깥에서 왔다고 가짜는 아니다. 그 내용을 거부하고, 쪼개 보고, 다른 말로 바꾸고, 그래도 내 것으로 받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노래가 좋다’와 ‘노래는 내게 중요하다’

노래가 좋다는 말은 새 취향이 나타났다는 뜻일 수 있다. 노래가 내게 중요하다는 말에는 더 많은 것이 들어 있다. 나는 그 가치를 내 삶에서 다시 불러오고, 설명하고, 필요하면 고칠 수 있다. 이것은 객관적 진실을 인증하는 절차가 아니지만, 아무 말이나 가치로 만드는 주문도 아니다.

한번 받아들였다고 문이 닫히는 것도 아니다. 내 가치라면 다시 말하고, 일부를 버리고, 전부 철회할 수도 있어야 한다. 수정 가능성은 가치가 약하다는 표시가 아니라, 그 가치가 여전히 내 것이라는 조건이다.

사회적 인정은 다른 축이다

사회는 어떤 삶에 이름과 지위, 자원과 존중을 줄 수 있고 다시 거둘 수도 있다. 그 힘은 현실적이다. 그러나 사회적 인정은 출현과 1인칭 수용 다음에 오는 세 번째 단계가 아니다. 가치가 발생하는 축을 옆에서 가로지르는 별도의 축이다.

아무도 이해해 주지 않아도 이미 내 가치일 수 있다. 반대로 모두가 칭찬하는 이상도 내가 받아들인 적이 없다면 내 가치는 아니다. 사회는 공적인 자리를 주고 뺏을 수 있지만, 내가 받아들이는 일을 대신하거나 취소할 수는 없다.

정답을 주지 않고 길을 열기

타인이 할 수 있는 좋은 개입은 ‘네 가치는 이것’이라고 알려 주는 일이 아니다. 더 많은 후보를 만날 수 있게 하고, 자기 말을 꺼낼 공간을 주고, 나중에 다시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지키는 일이다. 선생은 다른 언어를 건네고, 친구는 결론을 재촉하지 않으며, 제도는 실제로 나갈 수 있는 문을 남긴다.

이런 열기가 특정한 상대의 가능성을 넓히는 방향을 가질 때 SAE는 이를 함육이라 부른다. 길을 여는 행위의 뿌리는 돕는 사람에게 있고, 무엇을 내 가치로 받을지는 받는 사람에게 있다. 두 뿌리가 합쳐지지 않아야 도움이 대리 통치로 변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