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E 기초 텍스트 · 한국어 재구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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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화는 철학을 대신해 칼을 내릴 수 없다
형식화가 잘하는 일
형식 언어는 어느 기호가 어느 공준에 기대는지 등록하고, 비슷한 개념을 분리하고, 고정 규칙 아래 도출을 검증하고, 전제 변화의 영향을 전파한다. 산문이 감출 수 있는 비약과 순환을 보이게 한다.
제1비판이 형식화를 중시하는 이유는 수학의 외관으로 권위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다. 장부를 반복해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호화가 철학적 판단까지 끝냈다고 말하면 장·대상·규칙을 누가 왜 골랐는지가 가려진다.
판단은 이미 주어진 함수가 아니다
형식 체계는 주어진 전제와 규칙에서 무엇이 따라오는지 답한다. 어떤 경험을 대상으로 삼고, 어느 구분을 기본으로 두며, 어떤 논리를 빌리고, 결과를 어떻게 해석할지는 스스로 정하지 못한다. 이 선택에는 철학적 책임이 있다.
다섯 형식 구성은 공준들의 분리 가능성을 시험하지만 현실이 어느 구성을 택해야 하는지는 결정하지 않는다. 형식은 관계를 검사한다. 채택을 명령하지 않는다.
작업자 정리
작업자 정리는 고정된 전제와 규칙의 실행만으로 판단이 완성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작업자는 한 분기를 멀리 밀어갈 수 있지만 스스로 그 바탕을 다시 깎지는 못한다. 인간인가 기계인가가 아니라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가로 알아본다.
인간과 AI 모두 틀 안의 규칙 실행에 머물면 작업자다. 틀을 질문하는 것은 다른 철학적 작업이며 그것도 무오류가 아니다. 빌린 논리와 표기와 계산 도구를, 무엇을 보존하고 잃고 더했는지와 함께 장부에 등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