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전·23편 · 01 / 23
십만 팔천 리
오공은 여래의 손바닥을 벗어났다고 믿지만 세상 끝에 남긴 표시는 여래의 손가락 위에 있다.
그 장면
오공은 자기 재주에 딱 맞는 내기를 받아들인다. 손바닥 밖으로 뛰어 다섯 기둥에 이름까지 쓰고 승리를 확신한 채 돌아오지만 그 긴 이동 전체가 한 손 안이었다.
바뀌는 것
부정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자신을 재던 척도다. 그의 능력은 여전히 진짜지만 더는 세계 전체를 규정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
남는 것
손바닥은 노력이 무의미하다고 가르치지 않는다. 내가 닿지 못하는 바깥을 인정할 때 비로소 내 힘을 현실 전부로 착각하지 않게 된다.
한국어 독자의 맥락과 호흡에 맞춰 독립적으로 다시 쓴 판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