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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 Dubito

동화 읽기 · 16

장화 신은 고양이가 후작을 만든다―증언이 많아도 진실이 되지 않는 까닭

《장화 신은 고양이》―왕은 땅을 보고 농민에게 묻는다. 그러나 그들이 안전하게 다른 대답을 할 수도 있었을까?

Han Qin ·

왕의 마차가 풀밭을 지날 때, 왕은 풀을 베는 사람들에게 이 땅이 누구 것이냐고 묻는다. 사람들은 한목소리로 카라바 후작의 것이라고 답한다. 왕은 마차에 탄 젊은이 쪽으로 몸을 돌려 훌륭한 재산을 가졌다고 축하한다. 젊은이도 말을 이어 그 풀밭에서는 해마다 수확이 아주 좋다고 한다. 마차가 밀밭에 이르자 왕이 다시 묻고, 추수하는 사람들도 같은 이름을 댄다.

이제 여러 쪽에서 사실이 확인된 듯하다. 왕은 고양이가 주인을 자랑하는 말만 듣지 않았고, 낯선 작위 하나를 눈감고 믿은 것도 아니다. 땅을 직접 보고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물었으며, 젊은이 자신의 설명도 들었다. 앞으로 갈수록 후작의 부는 더 확실해 보인다. 독자만 안다. 마차가 오기 전에 장화 신은 고양이가 같은 길을 앞서 가며 모두에게 똑같은 위협을 했다는 것을.

고양이가 처음부터 이토록 당당했던 것은 아니다. 방앗간 주인이 죽자 큰아들은 방앗간을, 둘째는 당나귀를, 막내는 고양이 한 마리만 받았다. 젊은이는 형들은 힘을 합쳐 먹고살 수 있겠지만, 자기는 고양이를 먹고 그 가죽으로 손토시를 만든 뒤에는 굶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말을 들은 고양이는 곧바로 반발하지 않는다. 자루 하나와 장화 한 켤레를 달라고 정중하게 청한다. 이 유산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먼저 보아 달라는 것이다.

젊은이는 시도해 보기로 한다. 원래 재주 있는 고양이임을 알기 때문이다. 몸을 거꾸로 매달기도 하고 밀가루 속에서 죽은 척하기도 하며 쥐를 잡는 여러 방법을 본 적이 있다. 장화를 신었다고 곧장 말 한마디로 재산을 만들어 내지도 않는다. 자루에 먹이를 넣고 누워 토끼가 스스로 걸려들기를 기다린 다음, 잡은 것을 궁으로 가져간다. 토끼도 진짜이고 사냥의 인내와 기술도 진짜다. 거짓인 것은 선물을 보낸 사람의 신분이다.

고양이는 왕에게 카라바 후작이 보낸 사냥감이라고 말한다. 주인이 가진 적 없는 작위이며, 이름도 고양이가 그 자리에서 지었다. 그 뒤 자고새와 다른 사냥감이 궁으로 들어가고 같은 호칭이 두세 달 동안 되풀이된다. 그에 걸맞은 땅도 가문도 공개된 이력도 없는 이름이, 먼저 선물로 왕의 생활 안에 들어온다. 그러고는 실제로 사귀며 알게 된 사람에게 느낄 법한 익숙함을 조금씩 얻는다.

여기의 수완은 거짓말 한 문장을 유난히 잘 꾸미는 데 있지 않다. 실제 선물이 가짜 신분에 대한 신뢰를 쌓게 하는 데 있다. 왕은 정말 물건을 받았고 기뻐했다. 그래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후작이 나중에 도움을 필요로 하면, 완전히 낯선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고양이는 왕의 고마움을 무에서 만들어 내지 않았다. 자기가 사냥한 성과를 다른 이름 아래 계속 올려놓았고, 마침내 이름 자체가 힘을 쓰기 시작했다.

왕과 공주가 강가로 나들이한다는 소식을 듣자, 고양이는 주인에게 정한 자리에서 목욕하고 나머지는 맡기라고 한다. 젊은이는 왜 그러는지도 모르고 따른다. 마차가 지나갈 때 고양이는 후작이 물에 빠졌다며 구해 달라고 외친다. 왕은 선물을 가져오던 고양이를 알아보고 곧바로 구하라고 명한다. 고양이는 도둑이 주인 옷을 가져갔다고 또 거짓말한다. 실제로는 자기가 큰 바위 밑에 숨겨 둔 옷이다.

왕은 좋은 옷을 보내고 젊은이를 마차에 태운다. 원래도 괜찮던 외모가 옷 덕분에 더욱 돋보이고, 공주도 진심으로 마음이 끌린다. 사기로 마련한 만남이라고 그 호감까지 없었던 일로 할 수는 없다. 눈앞의 젊은이도 실제 사람이며, 공손한 시선도 정말 공주를 향한다. 다만 공주는 아직 모른다. 그럴듯한 차림과 아버지가 말하는 후작 신분은 전혀 다른 데서 왔다는 것을.

고양이는 틈을 타 앞서 달려가 풀 베는 사람들을 위협한다. 왕에게 이 풀밭이 카라바 후작의 것이라고 하지 않으면 잘게 토막 나게 될 것이라고. 다음 밀밭의 추수꾼에게도 같은 명령을 한다. 농민들이 모여 새 주인을 인정한 것이 아니고, 소유권이 바뀌었는지 따로 확인한 것도 아니다. 같은 이름을 대는 것은 같은 위험 앞에서, 마차가 지나간 뒤에도 살아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왕이 들은 목소리는 많아도 독립된 정보원은 많지 않다. 고양이가 말하고 농민이 말하고 옆 무리가 또 말하자, 수가 늘어날수록 더 믿을 만해 보인다. 하지만 되풀이되는 것은 고양이의 요구뿐이다. 입이 늘어났다고 제약 없이 답할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서로 증명해 주는 듯한 모습은 사실 같은 위협이 길을 따라 길어진 것이다.

그래서 왕의 확인 절차는 더 흥미롭다. 아무것도 묻지 않은 것이 아니라, 땅을 가장 잘 알 듯한 사람에게까지 물었다. 잘못은 단순한 부주의만이 아니다. 어떤 조건에서 답이 나오는지 몰랐다. 증인이 무엇을 말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안전하게 다른 말을 할 수 있느냐에 따라서도 증언의 뜻은 달라진다. 마차 안에서는 가지런한 답만 들린다. 고양이가 방금 밭을 떠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쯤 되면 젊은 주인도 처음의 영문 모르던 목욕객으로만 남아 있지 않다. 왕이 풀밭을 칭찬하자 해마다 거두는 양을 설명하고, 길을 따라 늘어나는 재산을 받아들인다. 고양이가 농민 하나하나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주인이 알았다고는 쓰여 있지 않다. 모든 협박을 그의 지시로 거슬러 올릴 수는 없다. 그래도 땅이 자기 것이 아님은 알면서 자기 것이라고 하는 데 보태고 있다. 처음 몰랐다는 사실을, 나중에 이익을 얻는 동안에도 아무 참여가 없었다는 뜻으로 끝없이 늘릴 수는 없다.

길 끝에는 성이 있다. 이 땅들의 실제 주인은 그곳에 사는 식인귀다. 재주를 알아본 고양이는 예의를 갖춰 찾아가 큰 동물로 변하는 힘부터 보여 달라고 한다. 사자로 변하자 고양이는 놀라 지붕으로 기어오르고, 장화 때문에 달아나기가 더 힘들어진다. 이 우스운 장면은 진짜 용기도 남긴다. 절대 안전한 곳에서 모두를 조종한 것이 아니다. 자기 계책도 위험을 지나야 한다.

고양이는 감탄을 의심으로 돌린다. 그토록 강한 존재가 아주 작은 쥐로도 변할 수 있는지는 믿기 어렵다고 한다. 식인귀는 증명하려고 그대로 변했다가 곧바로 덮쳐져 먹힌다. 그제야 성을 후작의 것이라고 할 수 있게 된다. 마법이 갑자기 만들어 준 상이 아니다. 원래 가진 이가 사라져 비워진 자리다. 왕은 온전한 재산을 보지만, 그것을 차지하게 만든 한 번의 덮침은 보지 못한다.

여기서 읽는 페로의 이야기는 식인귀가 젊은이 아버지의 재산을 빼앗았다고 하지 않는다. 농민들이 이후 해방되었다고도 쓰지 않는다. 위험하고 부유하고 무서운 힘을 가졌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당화할 만한 어떤 구체적인 죄를 지었는지는 펼치지 않는다. 강적을 제압하는 통쾌함은 나눌 수 있다. 그렇다고 얻은 재산이 모두 마침 원래 주인에게 돌아간 듯 보이게 하려고, 집안 재산을 되찾는 앞선 사연을 지어낼 필요는 없다.

성문에서 고양이는 왕과 좋은 옷의 젊은이를 맞는다. 안의 잔치는 원래 식인귀 친구들을 위한 것이었지만, 이제 후작의 부와 환대를 증명한다. 선물, 옷, 땅, 여러 증언과 차려진 식탁이 하나로 모인다. 어느 한 가지가 홀로 왕에게 믿으라고 하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실제로 있다. 다만 왜 여기 있고 누가 준비하고 얻었는지가, 같은 한 사람의 이야기로 새로 엮였다.

그날 혼인이 성립하고 고양이도 번듯하게 산다.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환상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왕은 진짜 사위를 인정하고 공주는 실제로 결혼하며 젊은이의 처지도 바뀐다. 지어낸 신분도 타인의 인정과 실질적인 자원을 거치면 삶을 꾸릴 수 있는 신분이 된다. 바로 그 효력 때문에, 이 신분을 얻는 동안 가려졌던 사람들과 행동에 관해 더 물어볼 가치가 있다. 효력이 생겼다고 무관해지는 것이 아니다.

페로는 마지막에 고양이를 벌하지 않는다. 덧붙은 교훈도 유산보다 재치와 행동을 높이고, 젊음과 옷차림과 용모가 사랑에서 하는 일을 짚는다. 가난한 이가 잘되는 가벼움을 남기지, 영리한 인물마다 먼저 엄숙한 재판을 거치게 하지 않는다. 새로 읽는다고 이 기쁨을 망칠 필요는 없다. 다만 재치라는 이름 하나가 사냥과 선물과 위협과 재산 차지를 모두 똑같은 행동으로 바꿔 주지는 않는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왕에게는 증인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답할 증인이 없었다. 공주에게는 진짜 호감이 없는 것이 아니라 부의 내력을 이해할 기회가 없었다. 주인은 처음부터 다 계획하지는 않았지만 중간부터 고양이 이야기에 말을 보탰다. 이 서로 다른 몫을 전부 고양이의 영리함으로 셈할 수 없다. 혼인 잔치가 열렸다고 밭의 사람들을 성공을 반주하는 합창만으로 남겨 둘 수도 없다.

마차가 가는 곳마다 누군가 후작의 부를 확인한다. 고양이는 먼저 도착해 왕이 듣게 될 이름을 마련하고, 왕은 뒤에 지나며 그 목소리로 앞서 믿은 것을 확인한다. 그렇게 후작 하나가 만들어졌다. 행운에서 이야기를 끝내도 좋다. 그래도 독자는 길가에서 똑같아 보였던 입들이 한때 자유롭게 말할 수 없었다는 것을 기억할 수 있다.

출처

공개된 중국어 에세이 전문을 바탕으로 한국어 독자를 위해 독립적으로 다시 썼다. 페로의 특정 판본을 해석하는 글이며 원작 전체의 번역이나 새 SAE 논문의 번역은 아니다. 진짜 솜씨와 호감과 성공을 남기되, 거짓말·위협·재산 취득에 관여한 서로 다른 몫을 하나의 영리함으로 합치지 않는다. 소득을 정당화할 새 과거도 만들지 않는다.

판본에 관한 주석

텍스트는 페로의 1697년판 〈Le Maistre Chat, ou le Chat botté〉를 따른다. 중국어 원고가 근거로 삼은 것은 프랑스어 온라인 전사본과 두 가지 교훈이며, 중국어 서술은 이 글을 위해 다시 쓴 것이다. 실제 사냥과 여러 달의 선물, 목욕 계획을 처음에는 모르는 주인, 왕이 준 옷, 공주의 진짜 호감, 위협 아래 증언하는 농민, 나중에 땅 이야기에 동참하는 주인, 변신한 식인귀를 먹는 일과 성공한 혼인을 모두 남긴다. 주인의 귀족 출생, 식인귀가 빼앗은 집안 재산, 농민 해방처럼 소득을 정당화할 앞선 사연은 덧붙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