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에서는 같은 질문이 같은 답으로 돌아오는데 걷기 시작하면 다른 문장이 떠오를 때가 있다.

발의 리듬과 멀리 보는 시선, 변하는 풍경이 문제에 붙들린 주의를 풀어 준다. 해답보다 질문을 놓는 자리가 달라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산책이 모든 것을 고치지는 않는다. 도움을 요청하고 대화하고 결정 시한을 정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마법이 아니라 생각의 자세를 바꾸는 작은 도구로 쓰자. 돌아왔을 때 구체적인 다음 행동 하나가 보인다면 충분하다.

걸으며 얻은 생각은 돌아온 뒤 현실을 만나야 한다. 기분만 가벼워진 것인지, 문제의 조건 하나가 정말 보인 것인지 적고 대화에서 확인해 보자. 몸의 변화가 책임 있는 판단으로 이어지는 다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