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투도 싫고, 집에 가기도 싫고, 손을 잡기도 싫다고 한다. 이유보다 ‘싫어’가 먼저 튀어나오는 때가 많다. 부모에게는 일정을 멈추는 말이지만, 아이에게는 내 마음과 어른의 마음이 같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말이기도 하다.
거절을 존중한다고 해서 언제나 요구를 들어줄 수는 없다. 차 옆에서는 손을 잡아야 하고 다른 사람을 때리는 행동은 막아야 한다. 아이의 마음을 인정하는 일과 결과를 모두 허용하는 일은 다르다.
무엇이 싫은지 물으면 피곤함, 무서움, 통증, 선택하고 싶은 마음을 구분할 수 있다. 결론이 바뀌지 않아도 자기 말이 누군가에게 닿고 때로는 방법을 바꾼다는 경험이 남는다.
반대로 모든 ‘싫어’가 규칙을 지운다면 아이는 다른 사람에게도 몸과 시간과 경계가 있다는 것을 배우기 어렵다. 내 거절은 중요하지만 남의 삶을 없애지는 않는다.
‘싫어’는 관계를 끊는 말이 아니다. 두 사람이 한 사람이 아님을 드러내고,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삼키지 않으면서 함께 사는 방법을 찾게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