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말하면 마음이 놓인다. 성격과 직업, 세대의 이름은 복잡한 경험을 정리하고 비슷한 사람을 만나게 한다.

하지만 이름표가 설명에서 지시로 바뀌면 해 보지 않은 가능성까지 닫힌다. ‘나는 내향적이라서’, ‘원래 창의적이지 않아서’라고 미리 결론 낸다.

나를 안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핵을 찾는 일이 아니다. 무엇을 지키는지, 무엇을 더는 지나치지 못하는지, 어떤 잘못을 고치고 싶은지 보는 일이다.

남에게 받은 이름도 꼭 버릴 필요는 없다. 맞는 만큼 쓰고 달라지면 고칠 수 있다면 이름은 감옥이 아니라 지도다.

자기 이해는 업데이트하는 방식에서 드러난다. 오늘의 나를 충분히 정확하게 말하되 내일을 그 한 문장에 가두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