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소 맨》 읽기
다섯 편의 글은 잼 바른 빵과 소원 목록 한 장에서 시작한다. 그 목록으로 사람을 움직이는 손잡이를 들여다보고, 목적이 하나뿐인 삶과 지배가 잠깐 통하지 않는 순간을 거쳐, 이야기의 양 끝에 놓인 흰 식빵 두 조각에 이른다.
《체인소 맨》은 덴지에게 너무 작은 소원을 주어서 독자가 그것을 자유로 착각하게 한다. 음식, 거처, 몸이 닿는 일, 사랑받는 일은 모두 실제로 필요한 것들이다. 바로 그렇기에 그것들을 대 줄 수 있는 사람은 덴지의 삶 어디에 손잡이를 달아야 하는지도 안다.
이 다섯 편은 그 취약함을 따라 제1부를 읽는다. 덴지를 바보로 그리지도, 마키마를 기호 하나로 환원하지도 않는다. 돌봄과 욕망과 목적과 통제가 어째서 같은 모습을 할 수 있는지, 일상에서는 어떻게 소원 목록에 없던 것들이 자라나는지를 묻는다. 결말까지 모든 내용을 다룬다.
- 1 / 5잼 바른 빵허름한 오두막 하나. 그 안에 십 대 소년과 전기톱이 달린 개 한 마리가 산다. 소년의 이름은 덴지다. 아버지는 야쿠자에게 3천8백만의 빚을 남기고 죽었고, 그 빚은 고스란히 덴지 몫이 되었다. 달리 갚을 길이 없어 악마를 사냥한다. 악마의 시체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 2 / 5모두가 같은 손잡이를 쓴다한 여자가 덴지에게 말한다. 일 하나만 해 주면 키스하게 해 줄게. 히메노다. 하야카와 아키의 파트너이자 공안의 데블 헌터다. 유령의 악마와 계약하고 오른쪽 눈을 내주었다.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며 말을 가리지 않는다. 이 부서에서 가장 정상적인 사람이다. 히메노가 내민 교환 조건도 그 사람답다. 격식도 없고, 돌려 말하지도 않으며, 대수롭지 않게 툭 던진다.
- 3 / 5목적이 하나뿐인 사람하야카와 아키는 세 악마와 계약을 맺었다. 여우의 악마에게는 몸의 일부를 내주었다. 저주의 악마에게는 힘을 쓸 때마다 수명을 얼마씩 치러야 했다. 미래의 악마가 요구한 것은 아키의 오른쪽 눈 안에 사는 일이었다. 그리고 경고했다. 너는 아주 끔찍하게 죽을 거야. 아키는 계약했다.
- 4 / 5그녀는 그의 시체를 전장으로 내몰았다하야카와 아키는 총의 악마의 습격으로 죽은 뒤에도 싸움에 이용되었다. 비유가 아니다. 마키마의 지배 능력은 산 자에게만 미치지 않는다. 악마도, 마인도, 죽은 자도 쓸 수 있다. 총의 악마와 싸우면서 마키마는 이미 죽은 아키가 미래의 악마와 맺었던 계약을 이용한다. 죽고 나서도 아키는 손안의 장기 말로 남았다.
- 5 / 5흰 식빵마지막 싸움에서 마키마는 이런 말을 한다. 대략 이렇다. 왜 또 덴지 군으로 돌아온 거야. 정말 불쾌하네. 눈앞에 한 사람이 서 있다. 그런데 마키마는 기분이 나쁘다. 자신이 원하던 그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키마가 원하는 것은 체인소 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