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회에게 준 ‘예가 아니면 보지 말고 듣지 말고 말하지 말고 행하지 말라’는 가르침은 모든 움직임을 통제하는 규칙처럼 들린다. 그러나 문법은 울타리에 가깝다. 어디를 넘지 않을지는 말하지만 울타리 안의 방 배치까지 정하지 않는다.

후대 주석은 올바르게 보고 듣고 행동하는 적극적 지침을 더했다.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비계가 건물 전체가 되면 학생의 판단은 실행으로 줄어든다. 목록이 완전하고 고칠 수 없다고 주장할 때 도구는 감옥이 된다.

부정적 규칙이 자동으로 자유롭지도 않고 긍정적 조언이 늘 식민화하는 것도 아니다. 기준은 마지막 판단을 그 삶을 살아야 하는 사람에게 돌려주는가에 있다. 공자가 남긴 빈 땅을 독자가 몰래 전부 포장해서는 안 된다.

중문·영문판을 바탕으로 한국어 독자를 위해 독립적으로 다시 쓴 글이다. 자세한 논증은 시리즈 끝의 연구판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