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학 · 프란츠 카프카 『소송』
『소송』 네 가지 읽기
강제하지 않고 한 사람의 삶을 점유하는 제도
서른 번째 생일 아침 요제프 K.는 체포되지만 구금되지 않는다. 죄목은 알려지지 않고 재판 일정도 드물며 그는 계속 은행에 출근할 수 있다. 그럼에도 한 해 뒤 그의 시간과 관계와 판단은 거의 전부 소송의 것이 된다.
네 편은 강제보다 참여를 요구하는 법원, 도움을 구할수록 깊어지는 절차, 끝나지 않는 세 가지 출구, 법 앞에서 기다린 남자의 우화를 읽는다. 문이 잠기지 않았는데도 사람이 나가지 못하게 되는 구조에 관한 비평이다.
- 전체 4편 중 1편아무도 그를 붙잡지 않았다K.는 체포된 채 자유롭게 출근한다. 법원은 그의 몸 대신 주의와 시간을 점유한다.
- 전체 4편 중 2편그가 한 일은 모두 합리적이었다변호사, 정보원, 인맥, 해임까지 각각 타당하다. 그러나 탈출을 위한 모든 행동이 소송 안쪽으로만 이어진다.
- 전체 4편 중 3편세 갈래 길은 어디에도 닿지 않는다진정한 무죄, 가석방, 무기한 연기 가운데 어느 길도 사건을 끝내지 않는다.
- 전체 4편 중 4편문은 처음부터 열려 있었다시골 남자는 문지기의 허락을 평생 기다린다. K.도 같은 방식으로 자유를 타인의 결정에 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