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 DUBITO · 영화 읽기
《인터스텔라》 읽기
세 편의 글은 이행을 요구할 사람이 분명히 있는 약속에서 출발한다. 이어 추상적인 목표가 돌아갈 곳 없는 영웅의 내면을 어떻게 비워 버리는지, 머피가 시간을 건너온 도움을 받으면서도 어떻게 구출의 진정한 주체가 되는지를 읽는다.
《인터스텔라》는 흔히 인류라는 종의 규모로 설명된다. 지구가 죽어 가고, 한 팀이 웜홀을 통과하며, 인류는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영화에서 결정적으로 작동하는 장치들은 더 작은 규모에 놓여 있다. 아버지 한 사람이 아이 한 명에게 약속한다. 외로운 탐험가는 ‘인류’가 자신을 돌아봐 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한 과학자는 수십 년을 들여, 이제 데이터 하나만 있으면 풀 수 있는 지점까지 방정식을 밀고 간다.
이 세 편은 그런 구체적인 관계를 통해 영화의 우주적 구조를 다시 읽는다. 누군가가 이행을 요구할 수 있는 책임과, 아무도 검증할 수 없는 거대한 대의를 구별한다. 만의 두려움이 진짜임을 인정하되, 그것으로 그의 행동을 면책하지 않는다. 머피를 아버지만 기다리는 딸로 축소하지도, 아무도 필요하지 않은 고독한 천재로 만들지도 않는다. 구출은 함께 이루어진다. 함께 이루었다는 것이 머피의 주체성을 지운다는 뜻은 아니다.
I. 그가 남긴 것은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약속이었다
“돌아올게”라는 말은 한 명의 분명한 채권자, 기억 속에 남는 기한, 그리고 ‘인류를 구한다’는 말 속으로 사라질 수 없는 책임을 만든다.
그가 남긴 것은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약속이었다 읽기 · 원문
II. 만 박사에게는 돌아갈 사람이 없었다
가장 존경받던 나사로 탐험가는 자신의 두려움을 추상적인 인류의 목소리로 바꾸어 말한다. 끝내 자신이 구하겠다고 주장한 바로 그 사람들을 파멸시킬 뻔한다.
III. 머피의 삶은 머피 자신의 것이었다
머피는 아버지를 기다리기만 하는 사람도,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는 천재도 아니다. 그녀는 살아온 시간을 통해 그 데이터를 알아보고, 활용하고, 응답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