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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 Dub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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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 DUBITO · 영화 읽기

《패왕별희》 해설

Han Qin (秦汉) · 한국어판 공개: 2026년 10월 7일

중국어 원작을 바탕으로 독립적으로 다시 쓴 한국어판

이 세 편은 규격에 맞도록 깎인 두지, 매질로 몸속에 박힌 “어여쁜 계집아이”라는 말에서 출발해, 주샨이 어떻게 제 몸값을 치러 자신을 되찾고 두 사람의 관계를 극 밖으로 옮기려 했는지까지 따라간다.

《패왕별희》는 흔히 예술과 사랑, 20세기 중국 역사를 다룬 서사시라고 요약된다. 그러나 이 긴 시간을 꿰매는 것은 몸에 훨씬 가까운 동작이다. 사람의 몸과 관계가, 스스로 고르지 않은 모양 속으로 끊임없이 눌려 들어간다. 아이는 손가락을 하나 잃어야 경극 학교에 들어갈 수 있다. 가사 한 구절이 매질로 입속에 박혀야 명배우가 될 수 있다. 정권과 정치 운동은 번갈아 찾아오며, 그때마다 새롭게 합격 판정을 받을 연기를 요구한다.

세 편의 글은 이 실마리를 따라가되 영화를 하나의 우화로 납작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두지가 쳉데이가 되는 과정은 뛰어난 예술가가 태어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의 몰입을 간단히 거짓이라 할 수도, 온전히 자기 힘으로 만들어냈다고 할 수도 없다. 주샨이 기루 화만루를 나서는 것은 진정한 자기 결정이다. 하지만 의존과 다툼과 역사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일은 아니다. 영화의 비극은 아름다움과 애착, 강제와 스스로 행동하는 힘을 한 화면 안에 함께 남겨둔다는 데 있다.

I. 먼저 일부가 잘려 나가야 한다

두지는 몸이 규격에 맞게 고쳐진 뒤에야 경극 학교로 들어갈 수 있다. 폭력은 예술 제도 밖에서 일어난 우발적 사고가 아니라, 생산 과정의 일부다.

II. “나는 본래 어여쁜 계집아이”라는 말은 매질로 만들어졌다

가사 한 구절이 두지의 입에 억지로 들어가고, 훗날 데이의 예술 한가운데 자리 잡는다. 영화는 강제와 진심 어린 몰입을 더 이상 말끔하게 분리할 수 없게 만든다.

III. 주샨은 제 몸값을 치르고 자신을 되찾았다

주샨은 영화에서 가장 분명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빠져나온다. 주샨이 얻은 자유는 실제로 존재하며, 영리한 선택으로 얻었고, 값비싸다. 그렇다고 새로운 관계와 시대가 입힐 상처에서 면제되지는 않는다.

시리즈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