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작업에서는 내가 선택하지 않은 방안을 실행해야 할 때가 있다. 최종 결정의 역할을 인정하고 참여했다면 내 의견이 채택되지 않았다고 매번 일을 멈출 수는 없다. 이것이 곧 자유를 잃었다는 뜻은 아니다.

그래도 실행과 동의는 다르다. ‘이 방안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인정한 절차로 결정되었으니 내 몫은 책임 있게 하겠다’는 태도는 모순이 아니다. 공동의 권한과 개인의 판단을 함께 남긴다.

조직은 이견 없는 표정을 한마음이라고 부르기 쉽다. 그러나 강요된 동의는 결정이 옳았다는 증거가 아니다. 오히려 현장의 정보를 지우고 실패했을 때 결정의 문제와 실행의 문제를 구분하지 못하게 한다.

반대하는 사람에게도 의무가 있다. 결정 뒤 고의로 방해하거나 같은 논의를 매일 다시 열 수는 없다. 새로운 사실을 기록하고 성실히 실행하며 적절한 시점에 재검토해야 한다. 반대로 명백한 부당함까지 ‘결정되었다’는 이유로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안정적인 조직은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만들어 움직이지 않는다. 누가 정하고, 누가 실행하고, 누가 결과를 설명할지 분명히 하면서 내면의 판단은 징발하지 않는다. 진짜 동의가 생길 때 그 동의가 무게를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