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은 일정한 시간과 역할 안에서 조직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약속이다. 우선순위와 기준을 혼자 정할 수 없고, 내가 선택하지 않은 방안을 실행할 수도 있다. 모든 사람이 매 순간 자신이 완전히 동의한 일만 한다면 공동의 작업은 이어지기 어렵다.
그러나 그 권한은 일방적이지 않다. 결과를 요구하는 조직은 그 결과에 필요한 정보, 시간, 인력, 도구, 안전, 휴식, 명확한 평가 기준을 제공해야 한다. 위험을 알리고 부당한 대우에 이의를 제기할 길도 있어야 한다. 이것은 호의가 아니라 지시할 자격의 조건이다.
급여가 모든 대가를 미리 지불하는 것은 아니다. 회사는 업무가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판단할 수 있고, 특정 역할에 맞지 않는다고 결론 내릴 수도 있다. 그렇다고 수면, 건강, 사생활, 존엄, 한 사람의 전체 가치를 아직 쓰지 않은 회사 자원처럼 다룰 수는 없다.
직장이 직접 요구할 수 있는 것은 먼저 행동이다. 협업과 기한 준수는 요구할 수 있지만 회사를 사랑하라고 명령할 수는 없다. 정당한 절차로 내려진 결정을 실행하라고 할 수 있지만 마음속 동의까지 요구할 수는 없다. 신뢰와 소속감은 실제 경험을 통해 얻는 것이지 근로계약서에 넣는 항목이 아니다.
사람이 내놓는 것은 합의한 범위의 시간, 능력, 판단, 행동이다. 내놓지 않은 것은 몸과 존엄, 전체적인 가치, 그리고 일이 내 삶에서 어느 자리를 차지할지 계속 결정할 권리다. 소속될 만한 직장은 먼저 얼마나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지 시험하지 않는다. 자신을 잃지 않고도 더 많이 기여하고 싶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