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은 옛 주군과 함께 죽지 않고 그 적이었던 제환공을 섬겼다. 자로와 자공은 그런 사람을 인하다고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공자는 관중이 제후들을 모으되 전쟁을 줄였고 질서를 세웠으며, 사람들이 지금도 그 혜택을 누린다고 답한다.

주군과 함께 죽는 한 점만으로 삶을 재면 충성의 모양은 깔끔하다. 공자는 시선을 그 모양이 누구를 살렸는지로 옮긴다. 이름도 없이 도랑에서 죽는 일이 그 자체로 도덕의 완성은 아니다. 살아남아 한 공적 작업을 계산한다.

결과가 좋으면 어떤 배신도 괜찮다는 뜻은 아니다. 관중에게도 비판할 것은 남는다. 다만 하나의 역할 규범이 삶 전체와 이후의 행위를 삼키게 두지 않는다. 충성이라는 이름이 사건을 닫으려 할 때 공자는 다른 척도를 방 안에 들인다.

중문·영문판을 바탕으로 한국어 독자를 위해 독립적으로 다시 쓴 글이다. 자세한 논증은 시리즈 끝의 연구판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