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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 Dubito

관계론 · 07

남이 필요하다고, 내가 모자란 것은 아니다

남을 통제할 수 없어서 관계는 위험하고 가능성도 열린다. 관계가 필요하다는 말은 어느 한 관계의 영구 체류권이 될 수 없다.

Han Qin ·

관계의 어려움이 보이면 그만두자는 생각이 쉽다. 기대가 압박이 되고 도움이 묶임이 되며 의논하던 일도 어느새 묻지 않아도 될 관례가 된다. 그렇다면 왜 남을 바라봐야 할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로 넘길 수 없다. 금세 돌아가라는 권유가 되거나 혼자인 사람을 잘못되었다고 느끼게 한다. 친구를 더 사귀어야 하는가가 아니다. 스스로 살 수 있는 사람에게 타인은 여전히 무엇을 뜻하는가다.

원논문은 극단을 상상한다. 우주에 한 사람뿐이다. 동료도 관객도 긍정과 부정도 없다. 그래도 소중한 것이 있고 고르고 고치며 자기 삶을 맡는다. 두 번째 사람이 와야 비로소 가치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나중에 정말 다른 사람이 온다면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사랑받을 가치를 비추는 거울이 생긴 것이 아니다. 내 맘대로 배치하지 못할 새 출처가 생긴 것이다. 자기 이유로 내가 고르지 않은 질문을 내고 충분하다고 여긴 답을 거절할 수 있다.

위험과 가능성은 같은 곳에서 온다

관계의 위험도 거기 있다. 상대는 내가 쓴 배역이 아니다. 판단을 밀어 넣고 말 바꿈을 배신이라 하며 기대를 내가 되어야 할 모습으로 말할 수 있다. 만남이 늘 서로에게 공간을 준다고 보장할 수 없다.

하지만 위험을 완전히 지워 듣고 싶은 말과 승인한 질문만 허용하면 독립적인 물음도 사라진다. 이유를 고르고 설명하고 판정하는 것을 모두 내가 하는 통로는 명목상 열려도 내가 독점한다.

성찰은 중요하다. 오늘 어제를 돌아보고 나중에 못 봤던 것을 본다. 그러나 진지한 회고도 남의 질문을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다. 남이 꼭 옳아서가 아니라 그쪽은 내가 지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 설명이 끝났다고 받아들이지 않아도 된다.

특별한 도움의 가능성도 거기 있다. 조건을 주면서 내 성과로 자라기를 요구하지 않는 이가 있다. 기대와 이유를 말할 수는 있지만 내 바란 대로 살았는지로 도움의 성공을 재지 않는다.

관계마다 원래 든 속성이 아니라 가능성일 뿐이다. 남을 만났다고 선의를 자동으로 만난 것은 아니다. 인내하며 오래 기다렸다고 타인의 성장을 대신 완성하지도 못한다. 본인만의 단계는 도움받는 사람에게 남는다.

다만 사람 사이 도움과 제도 속 삶을 억지로 떼지는 말자. 직장, 학교, 병원에서도 사람은 직위만 되지 않는다. 규정 밖에서 끝까지 듣는 동료나 점수를 사람의 결론으로 삼지 않는 교사의 교류도 사람 사이에 일어난다. 가장 친밀한 관계에만 공간을 줄 기회가 있는 것은 아니다.

서로 다름이 옛 생각을 느슨하게도 한다. 다투다가 습관을 원칙처럼 봤다고 알게 되고, 상대도 설명 필요 없다던 배치가 남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깨달을 수 있다. 가능한 열림이지만 미리 보수처럼 요구할 수는 없다.

갈등은 새 이해도 피로와 상처도 더 많은 양립 불가능성도 남긴다. 얻을 수 있다고 갈등을 만들어야 한다거나 상처가 결국 값어치 있었다는 뜻은 아니다. 가능한 수확으로 실제 비용을 나중에 정산할 수 없다.

찾지 못했다고, 불완전한 사람은 아니다

홀로 사는 이로 돌아가자. 자기 생활이 있는 훗날의 사람을 소중히 여기기 시작한다면 그를 바라보는 것은 관객 찾기만이 아니다. 내가 대신 답해 줄 수 없는 누군가가 다른 곳에서 여기 남긴 것을 받아 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만약’을 빼서는 안 된다. 모두가 늘 같은 갈망을 지닌다는 말이나 실제로 친밀한 관계가 필요하다는 일괄 진단은 아니다. 타인의 삶도 대신할 수 없다는 점이 그에게 실제로 작용한다면, 남을 향함은 그 소중함 자체에서 나온다. 임의로 더하는 사교 일정도 남이 준 과제도 아니다. 더 행동할지는 따로 물어야 한다.

책을 쓸 수도 지금은 안 해도 된다. 가능한 독자를 생각한다고 이미 만난 것이 아니다. 썼다고 미래에 따라야 할 방향을 맡겨 둔 것도 아니다. 남기는 것은 조건이며 어떻게 쓰는지는 뒤의 사람 몫이다.

오래 뒤 누가 책의 한 문장에 생각을 바꿀 수 있다. 저자는 발견된 줄 모르고 답 못 해도 일방향 교류가 이미 있을 수 있다. 답이 없는 것과 관계가 없었던 것은 다르다. 자기 이해를 저자가 칭찬한 것처럼 꾸밀 필요도 없다.

평생 답할 사람을 못 찾는 이도 있다. 실제 만남 하나와 독립적인 질문 경로 하나를 못 가질 수 있다. 그 아쉬움을 대수롭지 않게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사람의 자격 일부가 빠지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자기 삶이 있고 답이 없어도 아낄 것이 있다.

필요함과 내 한 조각이 없다는 말은 다르다. 음식과 돌봄과 이해가 필요해도 못 얻었다고 나라는 사람이 성립 안 했다고 볼 이유는 없다. 혼자 설 수 있다고 외부가 더는 필요 없다는 결론도 안 나온다. 자족은 스스로 봉쇄함이 아니고 발견되지 못함은 실격 판정이 아니다.

필요에서 관계로 들어갈 의무도 도출할 수 없다. 연애와 가족과 친구 무리를 갖춰야 합격한 인생인 것은 아니다. 어떤 교류로 들어가고 나올지는 구체적 처지로 돌아가야 한다. 사람은 관계가 필요하다는 추상문이 대신 답할 수 없다.

나를 닫지 않는다고, 누구나 와도 되는 것은 아니다

자기 판단이 여전히 질문받게 하라는 요구는 잘못 쓰이기 쉽다. 모든 것에 늘 답해야 한다고 읽으면 가장 집요한 사람이 남의 생활을 차지할 자격을 갖는다. 열린다는 이름으로 무한 접근을 요구하면 열림을 상처의 입구로 만든다.

모든 외부 질문에 면제받는다고 하지 않으면서 특정인의 전화는 안 받을 수 있다. 실제 접촉은 영구히 끝낼 수 있고 다시 올 문을 남길 필요도 없다. 필요한 길이 원래 그 사람의 직접 접근일 필요도 없다.

질문은 다른 사람과 자료와 적절한 확인을 통해 판단에 다시 들어올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유리하다고 미리 정한 질문만 들인 뒤 그렇게 골라 얻은 고요함으로 자기가 한 번도 틀리지 않았다고 증명하지 않는 일이다. 언제 답하고 소음과 상처를 어떻게 나눌지는 여전히 경계와 판단이 필요하다. 휴식을 취소하라는 명령은 아니다.

이 구분 덕에 진지하게 말할 수 있다. 관계가 필요하지만 이 관계는 아니라고. 여전히 사람임을 인정하려고 그가 가져오는 위험을 끝없이 견딜 필요는 없다. 떠남도 이제 아무도 만날 가치가 없다는 주장은 아니다.

떠남과 함께 멈추는 가능성도 있다. 둘이 계속 참여해야 자랄 공동생활은 분리 뒤에 그대로 펼쳐지지 않는다. 상실은 실제이고 가벼운 척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조금 가능성이 남았다고 온몸을 걸어야 한다는 강요로 거꾸로 쓸 수 없다.

이미 남긴 것도 한꺼번에 돌려주지는 않는다. 기술과 받아들인 질문과 습관은 계속될 수 있고 상처의 후효도 단절로 바로 사라지지 않는다. 계속 다룰 것은 그 실제 흔적이지 재접촉만이 유일한 해법은 아니다.

친밀한 관계에 더 안 들어가는 사람도 남이 완전히 닫혔다고 선언할 수 없다. 옛사람의 글을 읽거나 낯선 이와 용무 이상의 대화를 하거나 예약 못 할 만남을 기다릴 수도 있다. 결혼·연애 상태나 친구 수로는 안 보인다. 여전히 남을 향하는지도 밖에서 대신 정할 수 없다.

관계는 불완전한 사람의 구멍을 메우는 기계가 아니다. 반대편이 내가 아니어서 내 각본과 다르게 올 수 있기에 귀하다. 위험과 가능성이 같은 곳에 있고 한쪽만 취하겠다는 보증은 누구도 줄 수 없다.

그러므로 여전히 남을 보려는 데 위험을 부정할 필요는 없다. 나를 지키려 모든 관계가 무용하다고 할 필요도 없다. 문 하나를 닫고 길을 바꿀 수 있다. 답할 이를 못 찾아도 나는 나이고 언젠가 만나도 자신을 넘겨야만 만난 것이 되는 것은 아니다.

원논문으로

일곱 편의 본문은 원논문 1~7에 대응한다. 길잡이는 제0편을 바탕으로 이 관계론이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과 철학 전통과 나눈 몇 가지 대화를 소개한다. 여덟 편 모두 일반 독자를 위한 완결된 산문이며 모든 기술적 논증을 문단마다 옮긴 것은 아니다. 한국어는 중국어 산문을 바탕으로 독립적으로 다시 썼으며 각 글에 원논문 링크를 둔다. 사적인 인간관계에 관한 논의는 법적 요구, 안전을 위한 지원, 당사자 자신의 이야기를 대신하지 않는다. 이미 성립한 제도적 규칙을 대체하지 않으며 남을지, 떠날지, 연락을 다시 시작할지도 대신 결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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