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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 Dubito

방법론 입문 보충 · 00E

“의견은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다음은요?

근무표와 피아노 연습, 수강 신청에서 시작해 보자. ‘여항’이란 무엇이며, 왜 ‘해결되지 않은 문제’와는 다른 말일까.

Han Qin ·

샤오린은 근무 희망표 마지막 칸에 수요일 저녁에는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하니 될 수 있으면 이른 근무를 바란다고 썼다. 한마디로 부족할까 봐 구체적인 시간도 덧붙였다.

제출하자 화면에 ‘의견이 접수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떴다.

며칠 뒤 새 근무표가 나왔다. 수요일은 여전히 늦은 근무였다. 찾아가 물으니 의견은 모두 기록해 두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우리는 대뜸 관심이 없다고 결론 내리기 쉽다. 의견을 다 받았어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달랠 사람도 있을 것이다. 두 말에는 저마다 감정이 담겼지만 정작 그녀의 질문에는 아직 답하지 않았다.

내가 적은 그 사정은 그 뒤에 어디로 갔을까.

아래의 일상 장면은 질문을 설명하려고 만든 예이지 특정 직장을 조사한 결과가 아니다. 누구의 옳고 그름부터 정하지 말고 의견이 거친 길을 조금 따라가 보자.

1. 표에 적혀 있어도, 여항일 수 있다

이 가게가 의견을 모은 목적은 직원들이 실제로 출근할 수 있게 근무표를 짜고 갑작스러운 교대를 줄이는 데 있었다고 하자. 가능한 시간대를 적는 칸과 비고란을 두었다.

그런데 담당자는 이름과 기존 근무만 새 표에 복사했다. 비고란을 열지 않았고 그 내용을 가지고 시간대를 확인하지도 않았다. 개인 사정을 근무 논의에 전달할 책임을 맡은 사람도 따로 없었다. 서류는 잘 보관되어 의견 한 줄도 없어지지 않았다.

명단에서 샤오린이라는 사람이 빠진 것은 아니다. 이름도 근무도 메모도 있다. 그러나 이번 근무에 관계있는 한 가지, 수요일 저녁에 시간을 낼 수 없다는 조건은 표를 짤 때 쓰이지 않았다. 그때 출근할 수 있는지는 근무를 어떻게 짤지에 영향을 줄 정보인데 쓰지 않는 비고란에 남았다.

이 시간 제약이 이번 근무표 작성의 ‘여항’이다. 남는다는 말은 불필요하다는 뜻이 아니다. 이번에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 들어오지 못하고 남았다는 뜻이다. 이 글에서 여항은 일의 목적과 관련되지만 실제로 그 일을 처리할 때 쓰이지 않은 내용을 가리킨다.

표 밖에 있어야 하거나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어야 하지 않는다. 본인은 알고 서류에도 적혀 있다. 부족한 것은 적어 두기에서 실제 근무를 짤 때 쓰기로 이어지는 한 단계다. 기록 안에는 있으나 처리 과정 밖에 있다.

그러니 샤오린이 여항이라고 하면 틀린다. 사람을 남는 부류로 분류하지 않는다. 그녀의 어느 사정이 어느 한 번의 일에서 다뤄지지 않고 남았는지를 묻는다.

그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비고란이 쓰이지 않았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결과가 마음에 안 들어서가 아니다. 이 차이를 기억해 두자. 뒤에는 똑같이 늦은 근무여도 같은 판단을 못 하는 경우가 나온다.

2. 어떤 일에 대한 여항인가

같은 서류를 보관 담당자에게 가져가면 질문은 달라진다. 맡은 일이 원문을 빠짐없이 보존하는 것뿐이고 실제로 해냈다면 메모는 이미 보관되었다. 근무를 바꿀 권한이 없다고 자기 일을 안 했다고 판정할 수 없다.

같은 내용이 보관에서는 다뤄졌지만 근무표를 짜는 데서는 여항일 수 있다. 내용 자체의 성질이 갑자기 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묻는 일이 달라졌다. 여항은 어떤 내용과 특정한 처리 사이의 관계다. 여항이라고 한다면 어떤 처리에 대해서인지를 반드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왜 그 일과 관련되는지도 물어야 한다. 수요일 저녁 출근 가능 여부는 실행할 수 있는 근무에 영향을 준다. 파랑과 초록 중 무엇을 좋아하는지는 보통 그렇지 않다. 좋아하는 색을 기록하지 않았다고 근무표에 여항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관련된다’는 말이 지금 다룰 필요 없는 세부와 여항을 나눈다.

확인할 질문은 둘이다. 첫째, 이 사정이 달라지면 같은 목적을 위해 해야 할 일도 달라지는가. 둘째, 이 사정이 실제로 쓰인 곳이 있으며 그곳에서는 해당 조건이 되면 처리 방식을 달리할 수 있는가. 앞은 왜 관련되는지, 뒤는 실제 다루는 과정에 들어갔는지를 묻는다.

목적을 결과 뒤에 마음대로 바꾸어서는 안 된다. 가능한 근무를 짜려고 모았다고 해 놓고 예전대로 짰다는 이유만으로 원래는 표만 거둘 생각이었다고 고칠 수 없다. 반대로 당시 일이 정말 보관뿐이었다면 모두의 어려움을 풀어야 하는 일로 몰래 늘릴 수도 없다. 당시의 설명과 업무가 이어진 방식, 실제 한 일을 확인해야 한다.

약속과 실제 방식이 다르면 따로 펼쳐 두자. 서류를 잘 보관했다는 말로 근무표를 짤 때 사정을 고려했다는 말을 대신하는 것, 모두 기록했다는 답이 가리기 쉬운 것은 바로 그 틈이다.

3. 40분이라는 숫자로는 틀린 마디가 들리지 않는다

이 질문은 직장만 살피는 도구가 아니다. 자신의 작은 습관에도 써 볼 수 있다.

피아노를 연습하면서 매일 몇 분 했는지만 적는다고 하자. 월요일 40분, 화요일 40분, 수요일도 40분이다. 기록이 반듯하니 안심된다.

묻는 것이 매일 40분을 채웠는지뿐이고 시간을 정확히 쟀다면 이 기록은 이미 답한다. 어느 음을 틀렸는지는 이 한정된 시간 측정과 무관하다. 안 적었다고 그 측정의 여항이라 할 수 없다.

그러나 내일 어느 마디를 집중 연습할지 정하려면 40분으로는 부족하다. 하루는 앞부분에서 자꾸 막히고 다른 날은 끝을 틀렸는데 기록은 같다. 내일 어디에 시간을 쓸지 두 상황이 주는 이유는 다르다.

녹음도 악보 표시도 없고 다른 기록이나 기억으로 연습을 정하지도 않으며 이 연습 시간 숫자만으로 내일의 중점을 고른다면 막힌 위치는 이번 연습 계획의 여항이다. 무엇을 연습할지와 관련되는데 계획을 세울 때 쓰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샤오린의 예와는 다른 곳에서 끊겼다. 시간 제약은 적었으나 안 썼다. 틀린 위치는 40분이라는 숫자가 애초에 남기지 못했다. 하나는 기록하고도 안 쓴 일이고 다른 하나는 필요한 차이를 그 기록 방식으로 담지 못한 일이다. 이유가 달라도 여항을 남길 수 있다.

40분을 40.0분으로 적고 초까지 정확히 기록해도, 그 숫자만으로는 어느 마디를 틀렸는지 알 수 없다. 필요한 것은 왼손이 들어오는 곳을 또 틀렸다는 한마디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선생님이 이미 듣고 그에 따라 다음 날 연습을 정했다면 틀린 위치는 다른 실제 경로로 계획에 들어갔다. 공책만 보고 여전히 이번 계획의 여항이라 해서는 안 된다. 한 칸에 든 것뿐 아니라 일이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보아야 한다.

4. 남기지 않은 것이 모두 여항은 아니다

작은 예를 하나 더 보자. 독서 강좌가 신청자가 수업을 따라올 수 있는지 시험 한 번으로 확인한다. 조건부터 고정하자. 80점이면 충분하고 정원은 넉넉하며 기준을 충족하면 모두 신청할 수 있다. 통과한 사람끼리 순위는 매기지 않는다.

한 사람은 90점, 다른 사람은 95점이다. 접수 담당자는 기준 통과만 적고 5점 차이는 남기지 않았다.

그 5점은 이번 수강 자격 확인의 여항인가. 아니다. 미리 밝힌 목적에 따르면 둘 다 따라올 능력이 있고 90점인지 95점인지가 신청을 어떻게 다룰지 바꾸지 않는다. 이유는 수업에 무엇이 필요한지에서 나오지 어차피 둘 다 받아 줬다는 결과에서 나오지 않는다.

다른 일이라면 달라진다. 둘 중 더 높은 점수 한 사람을 뽑고 규칙도 성적순이라고 했다면 5점은 중요하다. 여전히 기준 통과 두 개만으로 고르며 원점수도 다시 안 찾았다면 필요한 점수 차이는 다루는 과정 밖에 남아 이번 선발의 여항이 된다. 이미 다른 일을 묻고 있으니 앞서 충분했다는 판단을 그대로 가져올 수 없다.

늘 안 적힌 것이 있다는 말은 반드시 여항이 있다는 말이 아니다. 특정한 한 번을 묻는 한 무엇이 남았고 그 일의 목적과 어떻게 관련되는지 밝혀야 한다. 신청서가 모든 재능을 적지 않았다고 재능을 부정하거나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판결한 것도 아니다.

5.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검토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샤오린에게 돌아가자. 이번에는 다른 상황이니 앞에서 확인한 과정을 그대로 가져오지 말자.

이번 담당자는 가능한 시간을 실제로 읽고 늦은 근무를 하면 집에서 아이를 데리러 갈 방법을 따로 정해야 함을 그녀와 확인했다. 다른 직원의 시간도 보고 교대안을 여럿 시도했다. 후보안은 이 시간대들로 만들었으며 맞는 인력이 있으면 그녀의 근무도 그에 따라 조정될 수 있었다.

결국 이번 수요일은 바꾸지 못했다. 실망할 수 있다. 공정한지, 추가된 부담은 정당한지도 여전히 논의해야 한다.

그러나 앞의 검토가 실제 있었다면 시간 제약은 이번 근무표의 여항이 아니다. 후보안을 만드는 데 들어갔다고 매번 다른 요인을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두 번 다 늦은 근무여도 과정은 완전히 다를 수 있다.

원하는 결과도 의견을 중시했다는 증거는 아니다. 시스템이 우연히 이른 근무로 정했을 뿐 메모는 읽지 않았을 수 있다. 우리가 찾는 것은 중간의 실제 경로이지 끝이 마음에 드는지뿐이 아니다.

이제 여항은 해결되지 않은 문제와 나뉜다. 어려움이 남고 근무도 매우 불공정할 수 있다. 그래도 시간 제약이 실제 비교하고 따지는 과정에 들어간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여항인지를 판단하는 일과 결정이 좋은지 평가하는 일은 각각 분명히 해야 한다.

이것이 다음 달 실제 개선된 방식이라면 그 내용은 새 근무표를 짜는 일에서는 더는 여항이 아니다. 표 한 줄 안 바꾸고 전달 방식만 고쳤을 수도 있다. 이번에는 실제로 쓰였다고 인정해야 한다. 지난번 무시를 없던 것으로 하거나 이번에는 다른 문제가 전혀 없다고 선언하는 것은 아니다.

6. 아직 모른다는 말도 쓸모가 있다

대개는 앞처럼 자료가 다 있지 않다. 자동 회신과 새 근무표, 모두 고려했다는 말만 눈앞에 있을 수 있다.

의심을 바로 결론으로 적지 말자. 그 칸을 뒤에 누가 봤는지, 표를 짤 때 어떻게 썼는지 물을 수 있다. 재확인이나 교대 방법은 있었고 이번에 정말 썼는가. 종이에 있다고 실제 했다는 증거는 아니며 내가 못 봤다고 아무도 안 했다는 증거도 아니다.

여항은 ‘내가 아직 모르는 일’과 같은 뜻도 아니다. 그녀가 잘 아는 시간 제약도 근무표에서 빠질 수 있다. 반대로 담당자가 이미 썼는데 우리가 기록을 아직 못 얻었을 수 있다. 실제로 다루었는지와 우리가 확인했는지는 서로 다른 질문이다.

목적을 처음부터 안 밝혔거나 기록을 아직 못 얻었을 수 있다. 판단할 자료가 부족하면 우선 아직 확정할 수 없다고 적고 무엇이 부족한지도 남기자. 여항은 근거가 필요한 판단이지 모르는 자리를 채우는 이름이 아니다.

7. 작은 종이 한 장이면 된다

여항은 무시라는 말의 이름만 바꾼 것이 아니다. 근무 비고란과 연습 기록에 빠진 차이를 같은 질문 아래 놓는다. 이번 목적에 관계있는데 실제 다루는 과정에는 못 들어간 내용은 무엇인가. 이유는 달라도 되며 누가 일부러 대충 했는지부터 짐작할 필요도 없다.

다음에 이미 기록했다는 말을 들으면 종이 한 장에 질문을 구체적으로 적어 보자.

  1. 어느 일의 어느 한 번인가. 목적과 관련된 사람이나 물건, 적용한 규칙, 확인하는 차례나 날짜를 밝힌다.
  2. 어떤 차이를 묻는가. 수요일 저녁에 올 수 있는지 없는지처럼 적자. 나의 모든 상황이라고만 쓰거나 원하는 결론을 얻으려고 목적을 바꾸지 않는다.
  3. 왜 관련되는가. 그 차이가 바뀌면 같은 목적을 위해 어떤 일을 달리해야 하는가. 무관하다면 기록 안 했다는 이유로 누락이라 하지 않는다.
  4. 그 뒤 어디로 갔는가. 실제 쓴 기록과 논의, 확인과 재확인을 찾고 다른 방법으로 이미 이번 처리에 들어왔는지도 본다. 마지막에 들어주었는지만 보고 정하지 않는다.
  5. 지금 어디까지 말할 수 있는가. 근거에 따라 이번 처리의 여항, 이미 다룸, 이 일과 무관함을 적는다. 아직 못 정하면 어느 자료가 부족한지 밝힌다. 새 증거가 오면 바꿀 수 있다.

종이를 여항으로 가득 채워야만 유용한 것은 아니다. 이미 다뤘다고 확인한 것도 결과다. 다음에 바꿀지, 어떻게 바꾸고 누가 대가를 감당할지는 별도 판단이다. 안 이어진 곳 하나를 찾았다고 시간과 사람과 예산이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가게 전체가 사람에게 무관심함을 먼저 증명할 필요는 없다. 담당자도 보관 서류만 내밀어서는 안 된다. 수요일의 시간 제약이 이번 근무표를 만들 때 어떻게 쓰였는지, 분명히 말할 한 가지에서 시작할 수 있다. 무엇이 어느 일에 대해 어떤 근거로 여항인지 말할 수 있어야 추상적인 단어가 눈앞에서 확인할 질문이 된다.

의견을 받았다는 말은 일의 시작일 수 있다. 다음 단계가 있다 해도 받았다는 한마디가 사람 대신 그 걸음을 걸어 주지는 않는다.

원논문과 읽는 범위

《여항: 가지고 다닐 수 있는 방법》(M-00E)을 바탕으로 쓴 중국어 산문을 한국어로 독립적으로 다시 썼다. 일상 장면은 이 글의 설명을 위해 만든 예다. 차원의 순서나 방법론 전체를 먼저 배울 필요는 없다. 살피는 것은 구체적인 일의 목적에 관계있는 내용이 실제로 효과를 낼 수 있는 처리 과정에 들어갔는지다. 매번 누락이 반드시 있다고 전제하지 않고, 누락을 찾았다는 이유만으로 좋고 나쁨이나 행동해야 함, 다음 일이 필연적으로 생김을 도출하지 않는다. 원논문에는 더 자세한 증거 요건과 기록표, 네 가지 보조 분류가 있다. 그 분류는 모든 경우를 망라한 목록이 아니며 이 글을 활용하려고 먼저 외울 필요도 없다.

원논문 ↗